중국산 임신중절약(낙태약)을 미국산으로 속여 폭리를 챙긴 일당이 구속됐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A(34)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올 초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에 중국산 경구용 자연유산 유도약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정품 ‘미프진’이라고 속여 임신중절을 원하는 여성 300여명에게 팔아 1억3,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미프진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개발된 임신중절 전문의약품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 호주, 스웨덴 등 6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지만 아직 헌법은 개정되지 않아 미프진 유통 자체는 불법이다.
A씨 등은 중국 보따리상으로부터 9정이 들어 있는 한 세트당 8만원에 산 뒤 4배 이상 비싼 38만원에 되팔아 폭리를 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 등은 판매 과정에서 의약품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데도 복약 지도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로부터 약을 사서 복용한 여성 가운데 일부는 과다출혈 등 부작용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등으로부터 갖고 있던 가짜 미프진 1,500여정을 압수했다. 가짜 미프진을 판매한 사이트에 국내에서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낙태약을 복용하면 과다출혈, 불완전 유산 등 과도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