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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고용 허리… 구직단념자도 60만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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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고용 허리… 구직단념자도 60만명 넘었다

입력
2020.05.14 0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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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취업자 48만명 감소]

15~64세 경제 주축 취업자수 작년보다 62만2000명 줄어

‘코로나 충격’ 서비스 이어 제조업으로 불 붙어

‘그냥 쉬었다’ 작년보다 43만여명 늘어 “이력서 낼 곳 없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통계청이 13일 공개한 4월 고용통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휘청대는 일자리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15~64세 취업자 수가 훨씬 큰 폭으로 줄었고, 수출 경쟁력의 핵심인 제조업 일자리도 급감했다.

코로나 쇼크에 구직조차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사상 최대에 이르고 있다. 고용 시장의 심장박동이 멎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64세, 제조업… ‘일자리 코어’ 흔들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교 기준인 15~64세(생산연령인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무려 62만2,000명이 줄었다. 전체 취업자 감소폭(-47만6,000명) 보다 주력 경제활동 계층이 14만6,000명 더 많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대 감소폭(2009년 5월 -24만1,000명)의 2.6배에 달한다.

취업자 및 경제활동인구 증감
취업자 및 경제활동인구 증감

코로나 충격 초기 서비스업 위주의 고용 감소세가 제조업으로 본격 불붙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1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 1월(8,000명), 2월(3만4,000명) 겨우 반등세를 보이던 참이었다. 하지만 3월(-2만3,000명)에 이어 4월에는 4만4,000명이 또 다시 줄었다. 자동차 제조업 취업자 수만 7만1,000명 감소했다.

유럽, 미국 등의 수요 감소로 제조업 고용은 향후 더 위축될 수 있다. 실제 수출은 지난달 전년 대비 24.3% 줄어들었고 이달 들어서는 10일까지 46.3%나 급감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 산업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제조업에서도 안 좋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구직자도 ‘자포자기’

심각한 고용 상황의 또 다른 측면은 ‘경제활동 포기’ 현상이다. 4월 경제활동인구는 55만명 감소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1,000명이나 급증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폭과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건, 2009년 5월(-5만8,000명) 이후 올해 3월(-21만3,000명)이 10년 10개월 만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전체 인구 중 취업자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를 제외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했다는 것은 일자리를 얻을 의욕조차 잃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서비스업 일자리가 급감하는데다, 기업채용 공무원시험 등도 멈추자 구직자들이 ‘자포자기’를 시작하는 신호로 읽힌다.

15~64세 취업자수
15~64세 취업자수

실제 학업이나 육아ㆍ가사 등 다른 활동을 하거나, 몸이 안 좋아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240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43만7,000명 늘었다.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는 지난해보다 12만4,000명 늘어난 61만1,000명에 달했다.

구인ㆍ구직의 위축 장기화는 향후 고용시장 전반의 위축을 고착화할 수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일자리 대책이 자포자기한 구직자를 다시 고용시장으로 불러내는 데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구직 단념자 증가는 기업 채용 연기 등 구직 기회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큰데, 적어도 2분기까지는 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구직을 시도할만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이들도 다시 시장에 나오고 비경제활동인구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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