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이다” 속여 고발 조치… 인천교육청 “학원ㆍ교습소 전수조사”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클럽을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강사에서 비롯된 2, 3차 감염 사례가 한자리 수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무직’라고 직업을 속인 해당 강사를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13일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102번 확진자인 A(25)씨에서 비롯된 확진자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11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2, 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한 A씨는 미추홀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결과 지난 9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모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초기 방역당국에 무직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진술이 부정확한 점을 이상하게 여긴 당국은 경찰에 요청한 휴대폰 위치정보를 토대로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 6일 미추홀구 학원과 7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강의와 과외 수업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접촉자 분류와 검사에 들어갔고 학생과 학부모 등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가 근무한 학원을 다니는 중구와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5명과 동료 강사 1명, 지난 7일 A씨로부터 과외를 받은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중학생과 그의 어머니, 쌍둥이 남동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이 중학생 남매의 또 다른 과외 교사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A씨가 9일 확진 판정 후에 직업과 동선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면 12일 휴대폰 위치정보가 파악되기 전까지 3일간 교회 등에서의 추가 접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법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관악구 확진자 B(21)씨와 이태원 한 포장마차에서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천 103번 확진자인 C(34)씨와 5~7일 C씨의 자택, 쇼핑몰 등에서 접촉했다. 방역당국은 C씨가 A씨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A씨에서 비롯된 확진자를 11명을 집계했다.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미추홀구는 확진자가 다닌 미추홀구 팔복교회와 동구 온사랑장로교회를 중심으로 학생과 교회 관계자 등 700여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이를 위해 구청 운동장에 워크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도 설치했다.
시교육청은 13일 오후 5시까지 지역 내 학원과 교습소 5,589곳을 대상으로 이태원과 논현동, 신촌 일대를 방문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학원과 교습소 종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1,915명(외국인 391명)에 이른다. 이태원 등지에는 앞서 확진자들이 다녀간 클럽, 주점, 수면방 등이 몰려 있다.
시교육청이 앞서 초중고와 산하 기관 등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어민 교사 12명을 포함한 교직원 44명이 이태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들 중 확진자가 발생한 클럽을 방문한 사례는 없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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