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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감사합니다” 극단적 선택한 경비원이 남긴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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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감사합니다” 극단적 선택한 경비원이 남긴 메모

입력
2020.05.13 15:29
수정
2020.05.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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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이 고맙다고 한 입주민 A씨 “억울해서 못 살겠다더라”

아파트 입주민들이 11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전날 숨진 경비원 최모씨를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아파트 입주민들이 11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전날 숨진 경비원 최모씨를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다 입주민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최모씨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씨가 생전 남긴 유서와 메모가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 메모를 적어 한 입주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 메모를 적어 한 입주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생전 적은 메모에서 입주민들과 아파트 관리소장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생전 적은 메모에서 입주민들과 아파트 관리소장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 적은 메모에서 한 입주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 적은 메모에서 한 입주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족 제공

특히 최씨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자신을 도와준 입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 그는 “OO 어머님, 아버님 감사합니다. 저 억울해요. 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결백 밝히세요”, “OO호 사모님 감사해요” 등 억울함을 드러내면서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 아파트 관리소장에게도 감사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겼다. 대부분의 메모가 병원 서류에 작성된 점을 보아 병원에서 퇴원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작성한 내용으로 추측된다.

최씨가 근무했던 아파트 입주민에 따르면 최씨는 생전에도 입주민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입주민 A씨는 13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많이 고맙다고 얘기했고, 다른 입주민들에게도 힘들고 아프다고 얘기했었다”며 “입주민들이 폭행 사실을 안 이후 경비 아저씨 편을 들어주니까 아저씨가 그 동안 폭행당한 걸 다 털어놓으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최씨는 특히 A씨에게 고맙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여러 개 남겼다. A씨는 최씨가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안 이후 다른 입주민들과 함께 관리사무소에 항의 방문하고, 최씨가 경찰 조사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사건 일지를 기록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 최씨가 5일 새벽 처음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후 병원에 입원하는 걸 돕기도 했다. 이에 A씨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 남긴 유서. 유족 제공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 남긴 유서. 유족 제공

최씨는 극단적 선택을 처음 시도했을 때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억울하다. 억울해서 못 살겠다. 너무 힘들다. 고마웠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에 남긴 유서.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가 10일 숨지기 전에 남긴 유서.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생전 남긴 메모. 유족 제공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생전 남긴 메모. 유족 제공

입주민 A씨는 “몰랐으면 모를까 아저씨가 억울한 상황인 걸 안 이상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저희가 도와줘도 당사자에게는 충격과 트라우마가 많이 남아 있었을 거다. (더 돕지 못해) 아쉬움도 들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자신이 근무하던 아파트 주차장에 이중 주차해 놓은 차량을 밀어서 옮기려다 차주인 심모씨와 시비가 붙어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최씨는 여러 차례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끝에 10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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