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재개를 준비 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팀 훈련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계획이다. 철저한 방역은 물론, 훈련장에서 태클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영국 BBC방송은 13일(한국시간) EPL이 선수와 구단에 보낸 훈련 재개 관련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6월 12일 재개를 앞두고 단계적으로 허용될 팀 단체 훈련 등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EPL은 훈련 중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 따르면 훈련 중 태클이 금지된다. 훈련 시간도 75분 정도로 제한되고, 그룹 훈련은 5명까지만 가능하다. 공이나 골대, 경기장 표면 등은 매 세션이 끝날 때마다 소독한다. 또한 선수들은 매일 훈련 전 체온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해야 하며, 일주일에 두 차례 검사를 받는다.
단체 행동도 제한된다. 특히 훈련 시 개개인이 따로 움직여야만 한다. 훈련장을 오가는 교통수단은 혼자서만 이용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청소도 권고됐다. 이에 따라 팀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도 금지됐다. 일간 가디언은 “선수들은 훈련 물품을 갖춘 채 스스로 운전해 훈련장으로 가야 한다”며 “훈련을 마치고도 샤워하지 않고 곧장 집에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했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태클은 훈련이나 경기 중에 자연스레 선수들이 소화하는 부분이라 더욱 쉽지 않다. 실제로 선수들의 과도한 침 뱉기, 코 풀기, 심판과 밀접한 거리에서 대화 등을 모두 금지한 K리그에서도 이는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이 같은 방역책에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선수나 사망률이 백인보다 높게 나타난 소수 인종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그 재개에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탈 팰리스 앤드로스 타운센트(29)의 아버지인 트로이 타운센트는 BBC에 “아들의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은 물론 그의 팀이 경기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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