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감염 양상 우려
서울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산의 불길이 번지고 있다.
감염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방문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찾은 노래방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3차 감염 양상을 보여 연쇄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 관악구와 도봉구가 공개한 확진자 동선을 보면 관악구 46번 환자(20대ㆍ남성)와 식당 직원인 도봉구 10번 환자(20대ㆍ남성)와 같은 구 12번 환자(10대ㆍ남성) 사이 감염 연결 고리가 확인된다.
세 환자 중 첫 확진자는 관악구 46번 환자다.
지난 2~3일 ‘킹클럽’을 다녀온 뒤 엿새 뒤인 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 뒤 도봉구 10번 환자가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봉구 10번 환자는 관악구 46번 환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도봉구가 감염 경로를 클럽 방문이 아닌 밀접접촉자로 표기했다는 건 도봉구 10번 환자가 이태원 클럽을 찾은 게 아니라 클럽을 방문한 환자와 접촉하거나 동선이 겹쳐 감염됐다는 것을 뜻한다. 도봉구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의 경우(11번 환자) ‘이태원 클럽 방문으로 추정된다’고 고지했다. 클럽이 아닌 곳에서 2차 감염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봉구 10번 환자의 감염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구 12번 환자로 이어졌다.
10번 환자와 12번 환자는 동선이 겹쳤다. 도봉구 10번 환자가 지난 7일 오후 21시 37분부터 22시 10분까지 이용한 코인노래방에 12번 환자도 머문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 동선을 종합하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관악구 46번)에서 밀접 접촉자(도봉구 10번)로 2차 감염이 이뤄진 뒤, 2차 감염자가 찾은 노래방에서 다른 손님(도봉구 12번)에게 3차로 감염이 이뤄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추가 확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봉구 12번 환자는 지난 8일 독서실, 9일 PC방, 10일 독서실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도봉구는 “12번 환자가 다녀간 장소의 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그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독서실과 PC방을 이용해 또 다른 감염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태원발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날 오후 9시 기준 서울에선 이태원 클럽 관련 환자가 총 69명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64명보다 5명이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중엔 클럽을 방문하지 않은 2차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최다 확진 사례는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관련 총 98명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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