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불법체류자 등을 상대로 2년여간 2,200여억원을 불법 송금해주고 수수료를 챙긴 환치기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전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불법체류자 등을 상대로 무등록 환전 영업을 해 온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중국 국적의 A(30)씨를 구속하고, 공범 B(28)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불법 송금을 의뢰한 C(43)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외국환 업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여간 C씨 등으로부터 받은 돈 원화 2,200여억원을 위안화로 환전해 중국으로 불법 송금해 주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찾아오는 중국 손님들을 대상으로 불법 송금을 원하는 사람을 모집했다. 또 중국인들이 많이 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쳇 등을 통해 ‘빠른 송금 가능’, ‘최저 수수료’ 등의 광고글로 홍보하면서 사람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송금 과정에선 비트코인, 수출대금 등으로 위장하는 수법도 썼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중국으로 도주한 공범과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총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SNS 홍보 등을 보고 찾아온 중국인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로, 합법적인 환전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송금 의뢰자 중에는 일부 한국인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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