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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연이은 남북협력 강조에 메아리 없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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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연이은 남북협력 강조에 메아리 없는 北

입력
2020.05.12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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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ㆍ미 대선 등 변수에 남측 러브콜 응답 쉽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협력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은 반응 없이 잠잠한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북한도 방역ㆍ보건 분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남측의 대화 제안을 덥석 받기보다 전략적 판단을 고심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남북 협력을 강조한 다음날인 11일 북한 관영ㆍ선전매체들은 관련 내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대신 북한 선전매체들은 남측의 신북방정책을 비난하며 냉랭한 대남기조를 이어갔다. 통일의메아리는 “남한 당국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북방지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간판을 바꾼다고 해서 사대국적 성격과 대결적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비난한 정도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측의 묵묵부답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문 대통령은 1월 신년사, 3ㆍ1절 기념사, 4ㆍ27 판문점선언 기념사 등을 통해 북측에 독자적 남북협력을 잇따라 촉구했지만 북한의 반응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과 미국 대선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어 한국의 러브콜에 응답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는 북한도 코로나19로 경제난이 가중된 만큼 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조만간 남측과 방역ㆍ보건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 6ㆍ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등 주요 계기를 맞아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접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은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남북관계에서는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며 “가능한 부분부터 협력사업을 추진하면 4차 남북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특별연설에서도 남북 협력 이슈는 짧게 한 문장만 언급했다. 건강이상설 이후 복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남북대화로 끌어내겠다는 포석이었다. 홍 실장은 “무리하게 교류협력을 추진하기보다 북측이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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