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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개학 연기에 한숨 돌린 학부모들… 고3 가정은 “입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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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개학 연기에 한숨 돌린 학부모들… 고3 가정은 “입시 어쩌나”

입력
2020.05.11 17:59
수정
2020.05.11 20:17
3면
0 0

“20일까지는 상황 지켜봐야” 환영 속에 고3은 불안

11일 서울 송파구 영동일고에서 송파구청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송파구 영동일고에서 송파구청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얼마 전까지는 반신반의했는데, 이젠 확실히 개학을 연기하는 게 맞죠.”

교육부가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던 등교개학을 1주일 늦추기로 결정한 11일 오후 경기 용인시의 오정숙(53)씨는 한시름을 놓았다. 경기 시흥시의 한 기숙사 고등학교 2학년인 오씨의 자녀도 당초 오는 20일이었던 등교가 이번 결정으로 1주일 연기됐다. 오씨는 자녀가 600명이 넘는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라 불안감이 더 컸다. 그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가 잠잠해져 개학에 기대를 품었지만 최근 재확산 추세를 보니 아직은 조심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에 초ㆍ중ㆍ고 개학 연장을 요구해온 학부모와 학생들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적어도 오는 20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게 맞다”며 개학 재연기 방침을 환영했다.

물밑에서 꿈틀댔던 등교개학 연기 여론이 급부상한 건 이달 초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지난달 24일 “초ㆍ중ㆍ고 등교를 미뤄달라”는 내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달 4일까지 4만명에 그쳤던 동의자가 지난 10일 14만명, 이날 17만명으로 증가했다. 이 청원에 참여한 학부모 목모(40)씨는 “등교개학을 했다가 신종 코로나가 다시 확산할 경우 지난 두 달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다만 늦게라도 입시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일부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은 개학 재연기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한다.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는 서모(49)씨는 “맞벌이를 하는 상황이라 아이의 학습을 챙겨주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학교를 안 가니 우리 애가 고3이라는 게 실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의 고3 학생 김모(18)군은 “수시전형으로 진학할 생각이라 동아리ㆍ봉사ㆍ내신 등이 필수적인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면서 “개학 일정조차 불안정해 입시 전략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답답해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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