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이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공동캠퍼스에 들어선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세 번째 진출이지만 답보상태에 머무른 대학 유치에 돌파구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8일 행정도시건설청, 고려대와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공동캠퍼스 입주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고려대는 행정도시 4-2생활권(집현리) 공동캠퍼스에 공무원 전문 교육을 위한 ‘행정전문대학원’을 이전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ㆍ연구 활성화 목적의 ‘미래융합대학원’ 설립도 구상하고 있다.
이날 합의각서에는 공동캠퍼스를 행정전문대학원과 정보통신(IT)ㆍ바이오기술(BT) 융복합 클러스터 성장 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정원은 대학원 200명 규모로 계획했다. 분양형 캠퍼스 내에 행정전문대학원과 미래융합대학원을 임대형 입수시기와 연계해 2024년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행정도시 공동캠퍼스에 입주하는 대학은 KAIST 융합의과학원과 충남대 의학바이오융합캠퍼스(의대)에 이어 고려대가 세 번째이자, 사립대학 중에선 처음이다.
공동캠퍼스는 대학 구조조정과 재정 제약 등을 고려대 다수의 대학이 입주해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캠퍼스다.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과 연구기관도 입주할 수 있어 공동연구와 교육 등을 통한 새로운 산학연 협력 모델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학 유치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종시 출범 이후 지금까지 유치협약을 체결한 국내외 17개 대학 가운데 입주가 확정된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
MOA까지 체결한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음악원과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도 분교 설립 인가 실패, 본교 이사회 승인 지연 등으로 무산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 담았던 국립행정대학원 설립도 지지부진하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전도 양해각서 체결 이후 더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4-2생활권 단독(71만㎡) 및 공동캠퍼스(60만㎡) 대학 부지는 대부분 텅텅 비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전략적인 대학 유치 정책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난달 24일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가 주최한 ‘대학캠퍼스 유치를 위한 토론회’에선 전문가들은 전략적 대학 유치 정책방향 수립, 제도개선, 정부차원의 지원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토론회 기조발제를 맡은 국토연구원 서연미 박사는 “세종시 특화발전 분야와 관련해 대학 유치를 통한 차별성을 확보하고, 연계기관 간 협력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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