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패션 브랜드 ‘믹맥랩(M’CMㆍC)’의 상표가 유명 브랜드 ‘엠씨엠(MCM)’과 혼동될 수 있어 등록을 무효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엠씨엠이 믹맥랩을 상대로 낸 등록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엠씨엠은 지난해 믹맥랩의 상표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믹맥랩은 상단의 ‘M’CMㆍC’와 하단의 ‘MICMAC LAB’이라는 영문자가 합쳐져 있는 형태의 상표를 2017년 등록해 사용해 왔다. 엠씨엠 상표는 그보다 앞선 2004년에 등록됐다.
원심은 “믹맥랩이 브랜드의 호칭을 믹맥랩으로 부르면서 영업활동을 해오고 있고, 수요자들 또한 그런 호칭으로 부르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영문자 ‘M’과 ‘C’ 사이에 점들이 배치돼 있어서 수요자들은 아랫줄에 있는 영문자를 보고 믹맥 또는 믹맥랩으로 호칭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그러나 구 상표법 제7조 1항 10호에 따라 믹맥랩의 상표 등록이 무효로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돼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믹맥랩 등록상표의 상단 영문자가 상당히 크고 굵은 글씨라 수요자들은 특별한 어려움 없이 ‘엠씨엠씨’로 발음하게 돼 먼저 등록된 상표인 엠씨엠과 매우 작은 차이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두 회사가 취급하는 상품들도 가방, 지갑, 핸드백으로 유사해 두 회사의 수요자 층이 상당 부분 중복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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