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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vs -16%’ 카카오와 SKT 1분기 실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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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vs -16%’ 카카오와 SKT 1분기 실적의 의미

입력
2020.05.11 12:12
수정
2020.05.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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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0% 증가 vs 16% 감소.’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와 SK텔레콤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감율이다. 카카오는 ‘대박’이 났고 SK텔레콤은 흔들렸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은 제조업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불가피한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주를 이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오히려 SK텔레콤은 로밍 매출, 이동통신 시장 성장 둔화로 코로나19 사정권 안에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단순한 ‘파이프라인’을 까는 역할에 머물렀다간 수익성 담보가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언택트로 돈 버는 쪽은 ‘콘텐츠’

카카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3% 늘어난 8,684억원, 영업이익은 219% 증가한 882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고치다.

카카오 1분기 실적. 카카오 제공
카카오 1분기 실적. 카카오 제공

카카오 실적을 이끈 건 모바일 광고, 이커머스, 콘텐츠였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에 노출되는 한줄 광고인 톡보드를 비롯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비대면 기반 사업부문 ‘톡비즈’에서 매출이 77%나 늘었다.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부문에서 유료 콘텐츠 매출이 30% 성장한 97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카카오 매출을 구성하는 주요 사업 부문. 카카오 제공
카카오 매출을 구성하는 주요 사업 부문. 카카오 제공

SK하이닉스 등 자회사 실적을 제외하고 이동통신 사업이 주를 이루는 SK텔레콤의 ‘별도실적’은 실적 둔화가 두드러졌다. 1분기 매출이 2조9,228억원, 영업이익 2,579억원으로 매출은 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5.7% 줄었다. 5G망 투자비용은 계속 들어가고 있는데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됐고 해외 여행길이 막혀 로밍 매출도 감소한 탓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통행료를 벌어들이는 모델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네트워크 위에서 어떤 콘텐츠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중요한데, 언택트 가치가 입증된 코로나19를 계기로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1분기 별도 손익계산서 요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1분기 별도 손익계산서 요약. SK텔레콤 제공

◇非이동통신으로 버티는 통신사들

통신사들의 기존 주력 사업은 유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데이터 전송에 따른 요금을 받는 일이었지만 단순히 남의 콘텐츠만 전송해선 ‘덤 파이프(Dumb Pipeㆍ단순 전송 수단)’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신사들보다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SK텔레콤 1분기 실적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인 영역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비(非)이동통신 부문이었다.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IP)TV 사업 성장으로 8.2% 증가한 8,2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무인주차, 홈보안 등 보안사업 매출이 5.4% 늘어난 2,914억원을 올렸다. 커머스사업을 이끄는 11번가 결제규모는 9%, SK스토아 매출은 44% 상승했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영업이익(2,198억원)을 기록해 SK텔레콤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한 LG유플러스의 경우도 IPTV 주문형비디오(VOD) 등 콘텐츠와 관련된 스마트홈 부문 성장세(8.1% 증가)가 주효했다.

◇5G ‘킬러 콘텐츠’가 안 보인다

통신사가 서비스ㆍ콘텐츠 전달 대신 직접 창출로 나아가야 한다는 비판은 융복합 산업 혁신이 방점인 5G 시대에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5G 킬러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통신사들이 풀어내야 할 숙제로 꼽힌다.

SK텔레콤은 비대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00명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T그룹통화’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만 무료 기반이라 수익성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해외 통신사와 게임 플랫폼 합작회사 설립, e스포츠 전문 ‘T1’의 BMW 스폰서십 체결 등을 성과로 내세웠지만 이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벌어들일 것인지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모델이 수립된 건 아니다.

LG유플러스는 증강현실(AR) 쇼핑, 클라우드 게임 등 5G 콘텐츠가 5G 가입자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지만, 5G 콘텐츠를 보고 가입했다기보다는 최신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펼쳐진 지원금 경쟁 영향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ICT 기업들이 드론배송,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주행 등을 주목하고 있다”며 “신성장 분야에 5G를 접목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수립하고 신규 서비스를 창출해 내는 능력이 앞으로의 성장 가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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