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학대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친모와 이에 가담한 장애인 활동보조원이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숨진 아들을 개 목줄 등으로 묶은 뒤 가두고, 굶기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검은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A(46)씨와 장애인 활동보조원 B(5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적 장애 3급인 A씨의 아들 C(20)씨를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7시쯤 대전시 중구 한 빌라 3층에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C씨는 심정지 상태였다.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C씨는 결국 숨졌다.
당시 C씨의 얼굴에는 피멍이 보였고, 팔과 다리 등에도 상처가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C씨의 사인은 ‘외상성 쇼크와 다량 출혈’로 추정됐다.
경찰은 수사를 벌여 A씨와 B씨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상습적으로 C씨를 폭행하고, 학대해 온 사실을 파악해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빨랫방망이 등으로 C씨를 폭행하고, 개 목줄이나 목욕타월 등으로 손을 묶은 채 화장실에 가두고선 밥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C씨는 숨지기 엿새 전부터 평소 소일거리를 하기 위해 다니던 장애인복지지설도 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아이가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 그랬다”고 훈육 목적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행위의 대부분은 B씨 말을 듣고 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별거 중인 A씨는 평소 아들 문제와 관련해서 B씨에게 많이 의존해 온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B씨는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A씨의 책임이 더 크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하지만 B씨가 A씨와 공동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은 대전지법 형사 11부(김용찬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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