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19 관련 통화한 적 없다” 부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올해 1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고 연기를 직접 요청했다는 의혹을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제기했다.
슈피겔은 지난 8일(현지시간) ‘베이징은 팬데믹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가’라는 제목 기사 말미에 독일 해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 첩보 내용을 보도했다. BND 첩보의 골자는 시 주석이 지난 1월 21일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관련 “인간 대 인간 전염에 대한 정보 발표와 팬데믹 경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4주에서 6주 정도를 손해 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슈피겔 보도 직후 WHO는 성명을 내고 정면 반박했다. 의혹이 제기된 시기에 사무총장과 시 주석 간에 코로나19와 관련 통화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의혹은 WHO의 친(親)중국 행보에 대한 국제적 여론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WHO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미 정점에 오른 3월 11일에서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해 ‘늑장대응’ 비난을 받았다. 팬데믹 선언 전후로 주요 후원국인 중국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슈피겔은 이번 기사에서 중국의 폐쇄적인 초기 대응을 지적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선 “방역 실패를 덮으려 중국 탓만 한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우한연구소 발원설도 전혀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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