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동안 공기업의 내부 징계는 늘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6개 공기업 직원의 징계처분은 모두 70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580건에서 21.6%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처벌 강도에선 차이를 보였다. 실제 처벌 수위가 가장 높은 ‘해임·면직’은 2017년 56건에서 지난해 50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가장 수위가 낮은 ‘견책·근신’은 256건에서 340건으로 32.8%(84건) 늘었다. ‘감봉·정직·강등’은 268건에서 315건으로 17.5%(47건) 증가했다.
견책 처분 건수는 전체 징계의 47.2%(333건)로 가장 많았고 감봉(30.1%, 212건), 정직(13.8%, 97건), 해임(4.4%, 31건), 면직(2.7%, 19건), 근신(1%, 7건), 강등(0.9%, 6건)이 뒤를 따랐다.
처벌 사유별로는 ‘성실의무 위반’ 항목이 2017년 364건에서 지난해 541건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특히 성폭력, 성희롱, 직원 간 폭행 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된 ‘품위유지의무 위반’ 도 67건에서 75건으로 증가했다.
품위유지의무 위반 내역 중 확인이 가능한 성 관련 징계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5건, 음주운전 징계는 1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발 조치한 사례는 ‘제로(0)’였다.
지난해 징계처분 건수를 기관별로 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1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전력(149건), 한전KPS(64건), 한국수자원공사(52건), 한국토지주택공사(35건) 등의 순이었다. 반면 한국석유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등 5곳은 지난해 징계처분 건수가 1건도 없었다.
기관별 직원 수 대비 징계처분 건수 비율은 대한석탄공사(1.3%)가 가장 높았다. 이는 공기업 평균치인 0.48%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1.12%), 한국가스기술공사(1.05%), 에스알(1.05%), 한전KPS(0.97%) 등도 징계처분 비율이 평균치를 넘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