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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뒤엉켜 춤”… 이태원 텅텅 비고 강남·부산 클럽은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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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뒤엉켜 춤”… 이태원 텅텅 비고 강남·부산 클럽은 ‘북적’

입력
2020.05.10 12:05
수정
2020.05.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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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곳곳 문 닫자 강남 포차 ‘불야성’ 

[저작권 한국일보]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가 한적하다. 김영훈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가 한적하다. 김영훈 기자

“유명 맛집 프로그램에도 나왔던 곳인데…. 오늘은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어요.”

9일 오후 11시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수제 버거를 판매하던 A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등 상권이 되살아날 기미가 보였지만, 인근 클럽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기대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이태원 클럽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국은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하며 이태원은 사실상 ‘유령 도시’가 됐지만, 일부 청년들은 문을 연 유흥시설을 찾아 강남과 홍대,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어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저녁 이태원역 일대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두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평소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 개찰구는 텅 비어있었다. 술집들이 몰려 있는 3번 출구 밖 보광로 60길 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우산을 쓴 채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지는 한 두 명의 시민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끊겼다.

이날 서울시가 관내 모든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일반 술집 역시 대거 임시 휴업에 돌입한 탓이었다. 가게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고, 문을 연 곳도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곳이 5곳 중 곳이나 됐다. 간간히 술집을 찾아 거리를 걷는 외국인 무리가 눈에 띄었지만 이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태원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모(43)씨는 “지난 황금연휴 때까지만 해도 이제 괜찮아지는구나 싶었는데 왠 날벼락인가 싶다”며 “건물 임대료 등 손실이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하늘의 별 따기’였던 주말 저녁 택시 잡기도 이날만은 달랐다. 수십대의 택시들이 ‘빈 차’ 등을 켠 채 도로 한 켠에 일렬로 대기하고 있었다. 택시기사 김호석(47)씨는 “택시 운전사들도 이태원에 오는 걸 겁내 평소보다 사람이 적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없을 줄은 몰랐다”며 “강남에 손님이 많다는 말에 이태원에서 강남으로 넘어간 운전사들도 많다”고 전했다.

9일 오후 부산 서면 클럽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9일 오후 부산 서면 클럽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반면 같은 날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역 유흥가 일대는 이태원과는 정반대였다.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는 토요일 밤을 즐기러 나온 20~30대 청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클럽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지만 정상영업 중인 실내 헌팅포차와 술집들로 사람이 몰렸다.

한 포차 앞에는 비가 오는 굳은 날씨에도 우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리는 인원만 수십명이었다. 최소 30분 이상 대기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포차 내부는 술에 취한 손님들이 자리를 옮기며 서로 몸을 부대끼거나 잔이 뒤섞이기도 했다. 청춘의 발걸음이 몰리는 주점에 코로나 방역이 있을 리 없었다. 손님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방역 당국의 감시에서 벗어난 지방 클럽들은 배짱 영업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10일 새벽 부산시가 경찰 등과 함께 합동단속반을 꾸려 유흥업소 17곳을 점검한 결과 업소 7곳이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클럽의 경우 100여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좁은 공간 안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한 데 엉켜 춤을 췄다. 테이블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침을 뱉는 이들도 손쉽게 눈에 띄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꾸준한 계도로 방역을 최대한 준수하며 운영하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클럽도 있다”며 “오늘 단속으로 받은 확인서와 사진 등을 바탕으로 행정명령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9일 오후 부산진구 서면 한 클럽에 이용객들이 몸을 밀착해 출을 추고 있다. 전광판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9일 오후 부산진구 서면 한 클럽에 이용객들이 몸을 밀착해 출을 추고 있다. 전광판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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