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웃을 돕는 건 대표적인 ‘실천’으로서의 종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요즘, 빈곤층이 직면한 상황은 평소보다 더 고통스럽고 긴박하다. 이들을 살리기 위해 종교계가 나섰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신도와 비정부기구(NGO) 국제 구호 단체인 ‘굿피플’ 측 자원봉사자 약 250명은 8일 서울 영등포구 교회 앞 광장에서 식료품과 손 소독제, 마스크, 비누 등 위생ㆍ생활용품 20여종으로 구성된 10만원 상당의 ‘희망박스’를 함께 포장하는 행사를 열었다.
종이상자에 먼저 크고 무거운 즉석 밥과 라면이 담겼고 이어 즉석 조리용 국거리로 빈 곳이 채워졌다. 다음은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 방역용품, 비누, 파스 등 생활용품 순서였고 받는 사람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편지가 마지막으로 들어갔다. 희망박스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8단계 과정을 거쳤다.
이날 이렇게 제작된 생필품 박스 5,000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거노인과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취약계층 5,000가구에 전달된다. 굿피플 이사장인 이영훈 목사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우리가 드리는 희망박스가 희망과 용기를 지탱하는 작은 사랑의 불씨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단일 조직인 가톨릭은 구휼 활동도 지구적이다.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빈곤층을 위한 ‘해외 긴급 구호 특별 모금’을 벌이고 있다. 이달 24일까지 진행되는 모금의 목표액은 5,000만원이다.
기금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긴급 지원 요청을 한 필리핀 가톨릭 칼로오칸 교구와 캄보디아 카리타스(가톨릭 봉사 조직)에 전달된다. 두 단체는 지원된 기금으로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 빈민 지역 주민 5,000명에게 쌀, 라면, 통조림 등 10일치 긴급 식량을, 캄보디아 4만가구에 비누, 마스크 등 기본 위생용품과 감염 예방 교육자료를 각각 제공한다. 본부는 “필리핀과 캄보디아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4월 한 달여간 이어진 지역 봉쇄 탓에 빈민들의 고통이 세계 어느 곳보다 크다”고 말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특별 모금 동참 독려를 위한 ‘#나혼자뛴다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자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스스로 정한 운동 거리 목표치를 캠페인 참여 인증 사진, 해시태그 ‘#나혼자뛴다’와 함께 남긴 뒤, 목표 달성 거리에 맞춰 1㎞ 1만원, 5㎞ 5만원 식으로 나눔을 실천하면 된다. 31일까지 캠페인에 참여한 이에게는 참여 인증서를 이메일로 발송하고, 달성 거리를 기준으로 티셔츠, 헤어 밴드 등 기념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본부 관계자는 “남을 돕고 선한 일을 하거나 이걸 보면 몸과 마음의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마더 테레사 효과’를 기대하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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