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세계 야구의 중심이 서며 모처럼 달아오른 ‘야구 한류’가 자칫 심판 판정 논란으로 식을 위기다.
이용규(한화)의 발언으로 점화된 논란에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개막 4경기 만에 해당 심판 전원을 2군으로 내려 보내는 극단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KBO는 해당 심판위원들의 시즌 준비가 부족했다고 판단해 퓨처스리그에서 재교육을 진행할 참이라며 앞으로도 심판 판정 모니터링을 강화해 판정과 관련해 리그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7일 인천 SK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한 이용규는 방송사와 수훈 선수 인터뷰를 진행하다 심판의 일관성 있는 판정을 당부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한 뒤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다. 선수들 대부분이 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수위를 높였다. 이용규는 “안타 하나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선수들이 너무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선수 입장도 생각해주셔서 조금만 신중하게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 애썼지만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심판 판정을 문제 삼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KBO는 “3경기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팬과 선수들의 불만을 추스르려 했지만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단호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진위 여부를 떠나 이용규의 발언 자체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비디오판독으로 가려낼 수 있는 아웃-세이프와 같은 명백한 오심도 아닌 볼-스트라이크 판정은 심판 고유 권한이다. 이날 키움의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도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동료 최원태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권영철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다. KBO는 또 심판 판정에 관한 선수의 공개 의견 개진에 대해 리그 구성원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자제와 재발 방지를 당부하기로 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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