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과 27만명을 죽음으로 몰고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모두 걸리고도 살아남은 기적의 여성이 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매릴리 어셔(107)의 얘기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스페인독감에 감염됐다가 살아남은 어셔가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또다시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미술가로 일하는 107세 어셔는 6세이던 1918년 스페인독감에 감염됐던 이력이 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궐해, 2년 동안 전 세계 5,000여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 수보다 세 배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은 이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어셔는 코로나19에서도 다시 한번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게 됐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12시간 이내에 사망할 것이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인공호흡기의 도움도 받지 않은 그는 5일 간 입원치료를 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두 번의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비결로 어셔는 꾸준한 운동을 꼽았다. 그는 신문에 “태극권과 요가 수업을 듣고 있다”서 “이는 나를 유연하게 만들어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걸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취미를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912년 미국 시카고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어셔는 1936년부터 조각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남편인 버나드 샤피로와 결혼한 후 1943년에는 워싱턴으로 이주, 그림을 시작했다. 그의 첫 단독 전시는 1947년 아메리칸대에서 개최됐다. 장수를 한 탓에 그는 벌써 두 번의 사별을 겪었다. 첫 번째 남편은 1974년 사망, 80세의 나이에 함께 백년가약을 맺었던 두 번째 남편은 2008년 사망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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