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사람의 침과 대ㆍ소변뿐만 아니라 정액에서도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관계로 코로나19가 전염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중국 연구진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정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상추시립병원 연구진들은 15세에서 59세의 코로나19 확진자 38명의 정액을 검사, 16%인 6명의 정액에서 코로나19 유전물질을 발견했다. 이 중 네 명은 감염의 급성 단계에 있었으며, 나머지 두 명은 회복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연구는 이날 의학저널인 자메이카네트워크오픈에 게재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입맞춤을 통해서는 전염될 수 있지만 성관계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밝혀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탠리 펄먼 미 아이오와대 미생물학ㆍ면역학ㆍ소아과교수도 NYT에 “정액이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정액 내부에) 전염성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액 검사 결과 바이러스의 RNA 파편만 검출된 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관계 도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자궁 내 수정절차나 정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전염성 호흡 방울에 의해 옮겨질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펄먼 교수도 “혈액 속에 운반되는 지카 바이러스와 달리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구강이나 비강 통로를 통해 전염된다”고 지적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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