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김태년… “통합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 집중”
비주류ㆍ초선 표심 얻는데 성공… 전해철에 결선 없이 10표차 승리
더불어민주당이 7일 ‘슈퍼여당’을 이끌 신임 원내대표로 친문(재인) 정책통 김태년 의원을 선택하며 당ㆍ정ㆍ청 원팀 체제가 완성됐다. 국정 하반기 레임덕의 원인이 되곤 했던 당ㆍ청 갈등을 피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 동력 확보에도 일조하게 됐다. 그러나 당 내 친문 색채가 더 짙어지며 획일적인 목소리만 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163표 가운데 82표로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로 당선됐다. 경쟁자인 전해철 의원은 72표, 정성호 의원은 9표를 얻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패한 뒤 절치부심 끝에 ‘재수 원내대표’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후 소감 발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통합의 리더십으로 당을 하나로 모으고 당정청 역량을 위기 극복에 집중시키겠다”고도 했다.
21대 국회 여당 첫 원내사령탑을 뽑는 자리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전 의원과의 팽팽한 접전 예상과 달리 김 신임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낙승하며 투표는 30여분만에 끝났다. 비주류 대표 격인 정 의원이 9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비주류 표심이 김 원내대표에게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계파 색채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으로 보인다. 같은 친문이지만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고, 김 의원은 이해찬 당대표와 가깝다.
김 원내대표가 ‘통합의 리더십’을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 핵심 인사들이 요직을 다 장악한다는 견제를 받은 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시작부터 “계파정치를 벗어나야 한다”고 통합 메시지를 냈다. ‘초선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초선 의원 상임위 우선 배정 공약을 내놓는 등 초선 표심 공략에도 힘썼다. 21대 국회 민주당 당선자 163명 중 68명에 달하는 초선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 최대 변수로 꼽혔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다. 2017년 대선 당시 총괄특보단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의 첨병 역할을 했다. 정부 출범 이후 당 정책위의장과 국정기획자문위 부위원장을 맡아 맹활약하면서 친문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정책위의장 때는 숱한 당정청 협의를 열어 문재인 정부 초반 국정 운영 안정화에 기여하며 당 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떠올랐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 예결위 간사 등 요직을 도맡았을 정도로 협상력과 추진력도 인정받았다.
대학 재학 때는 경희대 수원캠퍼스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친문 그룹뿐 아니라 86그룹 출신 운동권 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이유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 경기 성남 수정에서 처음 당선됐고, 이번 총선 승리로 4선 의원이 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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