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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코로나19로 엄마만 더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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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코로나19로 엄마만 더 바빠졌다”

입력
2020.05.0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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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미국 어머니의 날(10일)을 앞두고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한 소년이 6일 집앞에서 어머나의 사진을 찍고 있다. 프린스턴=AP 연합뉴스
다가오는 미국 어머니의 날(10일)을 앞두고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한 소년이 6일 집앞에서 어머나의 사진을 찍고 있다. 프린스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봉쇄령이 내려진 미국에서 가사노동 불평등이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봉쇄가 ‘여성은 가사 등 무급노동을, 남성은 유급노동을’ 하는 차별적 역할 배분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미국인 남녀 2,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자택대기 명령 이후 가사노동이 여성에게 불평등하게 더 많이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청소ㆍ요리 등 집안일을 누가 더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여성은 70%, 남성은 21%가 각각 ‘본인’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배우자’라고 대답한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3%, 19%였다.

자녀가 있는 가정은 여기에 홈스쿨링ㆍ원격수업 돕기 등 자녀 교육까지 추가됐는데, 이 역시 대부분 엄마가 맡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 중 누가 더 자녀 교육에 시간을 많이 썼냐’는 질문에 여성의 80%, 남성의 45%가 각각 ‘본인’이라고 대답한 반면 ‘배우자’라는 응답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3%, 39%였다. ‘부부 간 노동 분담이 평등하게 이뤄졌냐’는 질문에 남성은 50%가 ‘그렇다’라고 했지만 같은 응답을 한 여성은 25%에 불과했다.

가사 같은 무급노동 분담의 격차는 유급 노동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맞벌이 부부 중 ‘코로나19로 평소보다 적게 일한다’고 대답한 여성은 28%에 달한 데 비해 같은 응답을 한 남성은 19%에 그쳤다. 전일 재택근무를 하는 남성 중 75%가 ‘자신의 고용주가 코로나19 이후 더 많이 일하기를 원했다’고 대답한 반면 여성의 66%만이 이 같은 응답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위기 상황시 유급업무가 남성에게만 더 많이 부과된 셈이다. NYT는 “무급노동이 여성에 편중됨에 따라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화한 것”이라며 “남성으로 하여금 유급업무에 과하게 몰입하기를 기대하는 시장 구조도 남녀 간 가사노동 격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자리 위기 상황이 올 경우 남녀 간 불평등은 더욱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 분석에 참여한 바버라 리스먼 미 일리노이대 교수는 “자택대피명령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남녀 간 격차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여성을 노동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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