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가 8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70일가량 연기되면서 축구 팬들의 갈증이 심했던 상황. 국내외 관심까지 집중되면서 K리그1(1부리그) 공식 개막전을 앞둔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은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북과 수원은 7일 본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승리를 향한 야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전북 주장 이동국(41)은 “개막전이자, 홈에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당연히 승리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원 주장 염기훈(37)도 “첫 경기는 늘 어렵지만, 이는 상대도 마찬가지”라며 “첫 경기부터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밀리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승리가 절박하다. ‘개막전 승부’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승부다. 개막이 늦어진 올 시즌은 당초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축소 운영되면서 시즌 초반 빠르게 승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챔피언 팀 간 자존심이 걸린 경기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전북은 K리그 우승을, 수원은 FA컵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사상 최초로 ‘K리그 4연패’를 노리는 전북의 기세는 무섭다. 수원과의 최근 10경기에서도 6승 3무 1패로 압도하고 있다. 올해 전북으로 이적한 새 공격진 김보경(31)ㆍ조규성(22)은 ‘닥공(닥치고 공격)’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MVP 김보경은 “수원의 수비 강화가 예상되지만, 공격적으로 완벽한 승리를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내던졌다. 조규성도 “(개막전에서) 승리해, 전북이 ‘전북했다’는 평가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수원은 상위 스플릿 차지가 현실적인 올 시즌 목표이지만, 통산 상대 전적(30승 23무 29패)으로는 전북에 간발의 차로 앞선다. 또 이번 기회에 2년 넘게 이어진 ‘전북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다. 수원의 젊은 피 한석희(24)는 “전북이 강팀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도 약팀이 아니다”라며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해 몸을 아끼지 않는 경기를 치르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베스트11 수비 부문을 수상한 홍철(30)도 “개막전은 어떤 팀과 해도 자신 있다”며 “공은 둥글고, 승패는 끝나야 알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양 팀 모두 “승리를 위한 준비는 끝났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난 2~3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 나선 전북은 1무 1패, 수원은 2패를 기록하며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개막 연기로 늘어난 준비 기간 동안 담금질에 매진했다. 개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이용(34ㆍ전북)과 김민우(30ㆍ수원)는 “훈련과 자체 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해,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언제 리그가 시작할지 모른단 생각을 하면서 끊임없이 동기부여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개막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팬과 선수에게는 모두 아쉬움이 짙다. 그래서 홈경기를 치르는 전북은 경기장에서 다시 만나자는 의미로 ‘#C_U_SOON ♥’과 ‘STAY STRONG’ 메시지를 담은 카드 섹션을 준비했다. 전북은 “무관중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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