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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HO 회의에 대만 참가 지원… 中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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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HO 회의에 대만 참가 지원… 中 발끈

입력
2020.05.06 15:51
수정
2020.05.07 00: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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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모범국” 재대만협회 페북 홍보전… 中 “분리주의 부추겨”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달 9일 남부 타이난의 군사기지를 방문해 여군 장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타이난=AFP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달 9일 남부 타이난의 군사기지를 방문해 여군 장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타이난=AF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참가를 두고도 정면충돌했다. 미국이 대만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치켜세우며 참가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만은 1971년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면서 산하기구인 WHO 회원 자격도 잃었다. 다만 중국과 관계가 원만하던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2009~2016년) 시절에는 WHO의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로 참석했다. 하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후엔 중국의 반대로 아예 참석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코로나19 광풍이 몰아친 올해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이 대만의 18~19일 WHA 화상회의 참석을 두둔하고 나서자 유럽연합(EU)과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이 가세했다. 대만은 1월 말부터 서둘러 중국인 입국을 차단했고 이는 피해를 최소화한 계기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발병 초기 관련 정보를 WHO에 제공했다는 중국의 주장도 적극 반박해왔다.

따라서 중국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대만이 WHO 무대에 다시 등장할 경우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불쏘시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로선 자국 내 부실대응 논란도 희석시킬 수 있다. 실제 미국은 대사관격인 재대만협회(AIT)의 페이스북을 통해 1일부터 대만의 WHA 참석을 촉구하는 글로벌 홍보전을 시작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무책임한 속임수가 전염병에 대응하는 WHO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맞섰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6일 글로벌타임스에 “대만 분리주의를 부추겨 중국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리샤오빙(李小兵) 난카이대 교수는 “미국이 WHO의 규칙을 어기고 대만을 회의에 불러들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대립이 격화하자 과거 대만이 회의에 참석할 때 초청장을 보냈던 WHO 사무국은 한 발 빼는 모습이다. 사무국 관계자는 “194개 WHO 회원국이 결정할 사안이라 우리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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