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이 7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인터뷰 도중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ㆍ코이카) 이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것과 관련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지금이 개도국 구호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단기간에 변신했고, 모두가 그런 한국을 부러워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에게는 작은 지원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코이카는 정부의 대외무상 원조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기구로, 예산 규모는 올해 9,400억원 수준이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이뤄졌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총 66만8,60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2만2,172명이 숨졌다. 확진자 30만명을 넘어선 남미의 경우 브라질에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아프리카 확진자는 6만4,286명이다. 이 이사장은 “의료보건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실용적인 품목을 지원하는 초기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각 생산공장이 폐쇄되면서 근로자들의 수입이 끊겨 가족들의 삶은 바닥으로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외화수입’도 급격하게 줄었다. 자생적 산업기반을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선진국 내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던 ‘달러’와 함께 외국기업들의 투자(FDI), 공적개발원조(ODA)가 경제성장의 핵심 축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ODA 예산 축소를 결정했다. 코이카 올해 예산의 6.5%에 해당하는 612억원 예산이 삭감됐다. 그는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없던 일”이라며 “지금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 선진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예산을 추가로 배정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극빈국, 개도국들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7억달러(약 8,500억원), 독일은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를 긴급 편성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도 ODA 예산 비중을 늘려 신속하게 지원하면 중장기적으로는 국익에도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지난달 20일 공익재단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신속하게 지원이 이뤄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ODA 절차를 통할 경우 다소 시일이 걸려 효과에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개도국 사회적경제기업과 협력한다면 보다 빠르게 온기가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코이카 재원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빗장을 치고 있는 요즘 코이카 만큼은 ‘연대와 협력’의 길을 더 가야 한다는 게 이 이사장의 생각이다. “폐쇄가 아닌 개방으로, 이기주의가 아닌 이타주의로 가야 세계 속에서 한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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