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유산은 훌륭한 대통령 되는 것”
中 코로나 책임 거듭 제기… CNN “동맹에 협조 요청”
파우치 “연구소 발원 아냐” 합참의장도 “모른다”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돼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도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기원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내가 바라는 유산은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며 “나는 국민을 돌보고 보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주둔 미군 병력 감축을 언급하며 2003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미 역사에서 최악의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중동에서 최악의 결정 가운데 하나로 8조달러를 지출했다. 양측에서 수백만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민 통합’을 강조한 부시 전 대통령을 향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북한을 봐라. 전쟁이 어디 있느냐”라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우한연구소 발원설을 언급한 트럼프는 중국 책임론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그것(코로나19)은 그 지역(우한)에서 나왔다. 중국은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중국)이 일부러 그것(확산)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의도적 전파 가능성은 부인했다.
트럼프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행정부 인사들은 코로나19 중국 유래설을 꾸준히 언급하며 양국간 갈등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미 CNN방송은 이날 소식통의 말을 빌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수십 곳에 중국의 코로나19 은폐 책임을 집단적으로 물을 방법을 논의하자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런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의 ‘숨은 실세’인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역시 정치적 기반 강화를 이유로 대중 강경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을 부정하거나 반박하는 목소리도 잇따라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4일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중국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면서 “동물에서 유래해 인간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5일 브리핑에서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는지, 시장에서 발생했는지, 아니면 다른 곳인지, 그에 대한 답변은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정적인 건 아무 것도 없으며 증거를 보면 (바이러스는) 자연적이지 인공적인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영미권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도 코로나19가 중국 연구소가 아닌 시장에서 유래됐다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i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