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5일(현지시간)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 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과 관련 우리 정부에 유연성을 주문하며 증액을 압박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오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 측은 이제껏 매우 유연하게 협상에 임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도 그런 유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밀도 있는 대면 협상이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럼에도 내퍼 부차관보는 “최근에도 양측 대표들이 대화를 나눴다”며 물밑 협상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당이 압도적 다수를 확보한 21대 한국 국회 상황도 언급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포괄적으로 타결된다면 한국 국회에서 비준 동의안이 빠르게 처리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처음 제시한 50억달러(약 400% 인상)에서 13%까지 합의하는 데 많은 유연성을 보였으니 한국이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 지연으로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들을 타격을 입은 상태다. 증액 결정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주한미군 사령부가 8,500여명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중 4,000명에 대해 지난달 1일부터 강제 무급휴직 조치를 취한 것. 우리 국회가 급하게 이들을 실업 상태로 보고 일종의 특별 지원금(약 180만~198만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특별법을 통과시켰으나 여전히 빠른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내퍼 부차관보는 북한 비핵화 협상 전망과 관련 “북한이 무슨 결론을 내더라도 우리 외교의 문은 열린 상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과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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