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강국 미ㆍ일에 생중계도 높아진 한국 위상
코로나에 마스크 쓴 응원단, 비접촉 시구 등 달라진 모습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한국 프로야구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각국에서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경기가 중단된 상태라 국내 프로야구리그 시작은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총 20여개 사의 외신기자가 취재를 위해 서울 잠실구장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개막경기에 일본의 NHK, 니혼TV, 후지TV, 주니치 신문과 미국의 LA타임스, 중국의 CCTV 등이 취재를 했다. 미국의 AP통신, 블룸버그통신, 게티이미지, 프랑스의 AFP총신, 영국의 로이터통신, 중동의 알자리자 방송 등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를 지켜봤다.
KBO 사무국은 미국의 스포츠방송채널인 ESPN과 일본 플랫폼 스포존을 통해 국내 리그가 생중계된다고 밝혔다. ESPN은 대구 개막전을 시작으로 매일 1경기를, 일본은 개막전부터 매일 2경기를 생중계한다.
올해 시즌 1호 홈런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김현수가 3회말 담장을 넘기며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경기장은 너무나 고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되면서 관중석에는 실제 사람들 대신 야구팬들 사진이나 ‘무’ 관중 캐릭터와 같은 플래카드만이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팬들의 환호는 없지만 경기에 열중하는 선수들처럼, 관중들이 없는 단상 위에서는 각 구단의 응원단들이 마스크를 쓴 채 여전히 흥겨운 율동을 선보였다. 때때로 치어리더들은 랜선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기도 했다.
경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개막전에는 특별한 시구가 있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 지침을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로 투명한 대형 워킹볼 안에 시구하는 아이가 들어가 볼을 던지는 대신 걸어서 홈플레이트에 도착했다.
한편 경기장에서 ‘직관(직접관전)’을 하지 못한 야구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야구 개막전을 즐겼다.
야구장을 찾아 가까운 거리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일부 팬들은 경기장 주변 잠긴 출입문 앞에 자리를 깔고 방송을 시청하거나 철조망 사이로 구장 내부 지켜보기도 했다. 또 일부 팬들은 음식점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함께 지켜보며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의 개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야구를 야구 강국인 미ㆍ일에서 생중계를 하는 것도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는 내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긴장을 풀지 말아야 올 시즌을 끝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인천=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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