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워지고 확진자 줄자 ‘노 마스크족’ 늘어
“코로나 종식 때까지 마스크 착용을” 목소리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와 맞물린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앞두고 벌써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들이 곳곳서 눈에 띄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마스크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만큼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금연휴를 맞은 4일 거리마다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한 카페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붙었으나, 종업원들조차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인 비빔밥이나 육전 가게마다 몰린 인파들은 최소 1m 간격을 유지하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잊은 듯 서로 밀착한 상태였다. 이날 전주를 찾은 관광객 김모(31)씨는 “날씨가 더워지니 땀 때문에 마스크를 계속 쓰기가 힘들다”며 “코로나19가 길어지고 확진자도 안 나오면서 경계심이 느슨해진다”고 전했다.
관광지뿐 아니라 주택가에서도 ‘노(NO) 마스크 족’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5일 경기 덕양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김모(50)씨에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집 근처 식당에 잠시 다녀오는 길이라 굳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코로나19)사태 초반에는 꼬박꼬박 챙겨 썼는데 요샌 깜박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완전 종식 때까지 마스크 착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기)를 청원합니다’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날씨가 더워지고 확진자가 줄었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은 당당하고 오히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그들을 피해 다니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 완전 종식까지 마스크 미착용을 경범죄로 처벌하는 제정해달라”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이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지속적인 거리두기를 당부하고 나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내일부터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게 된다”며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회ㆍ경제 활동을 보장하되 국민 개개인과 우리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에 책임을 지는 방역 주체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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