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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ㆍ켈리ㆍ힐만이 추억하는 KBO리그의 모습은?

입력
2020.05.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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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서 활약했던 애리조나 투수 메릴 켈리. AP 연합뉴스.
SK에서 활약했던 애리조나 투수 메릴 켈리. AP 연합뉴스.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메릴 켈리(애리조나), 트레이 힐만 코치(마이애미) 등 미국메이저리그에서 활동 중인 KBO리그 출신들이 한국 야구의 특성과 한국에서의 추억을 소환, KBO리그를 홍보하고 나섰다.

이들은 5일(한국시간) 미국 야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와는 조금 다른 KBO리그의 특징을 설명했다.

2018시즌까지 SK에서 활약하다 애리조나 5선발로 자리 잡은 켈리는 “KBO리그에선 타자들이 배트 플립을 자연스럽게 한다”라고 말했다. 배트 플립은 홈런을 친 뒤 배트를 던지는 세리머니로 메이저리그에선 투수를 자극하는 행위로 여겨진다. 투수들은 배트 플립을 한 타자에게 다음 타석에서 빈볼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켈리는 “처음 한국에서 배트 플립을 당했을 땐 화가 많이 났는데, 곧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2018년 SK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힐만 코치도 켈리의 말에 공감했다. 힐만 코치는 “한국 타자들은 솔로홈런을 친 뒤에도 배트 플립을 한다”며 “경기 중 한국 선수들이 배트 플립을 하더라도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 그저 상황을 즐기면 된다”며 웃었다.

‘선글라스 착용’도 언급했다. 힐만 코치는 “한국 지도자들은 선글라스를 참 좋아하는데, 심지어 야간 경기에서도 선글라스를 낀다”고 했다. 켈리 역시 “SK 감독 시절 손혁(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 투수 코치는 늘 금색 선글라스를 끼고 마운드를 방문했는데, 그 장면이 재밌었다”면서 “손혁 코치도 내가 재밌어하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와 두산에서 모두 5시즌을 활약한 린드블럼도 한국에서의 생활을 회고했다. 린드블럼은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던 선수들이 KBO로 눈을 돌린다는 것은 사실 ‘좋은 상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나는 KBO에서 더 재미있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충분히 즐겼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와 실내훈련장, 심지어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도 짬을 내 유튜브 등을 통해 메이저리거들의 플레이를 보고 벤치마킹한다”면서 “이제는 메이저리거들이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봐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KBO리그의 수준에 관해선 높게 평가했다. 린드블럼은 “팀마다 최소한 한 명 이상 메이저리그 수준의 타자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관중이 응원단과 함께 응원전을 펼친다”면서 “선수마다 다른 응원가가 있다. 선수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BO리그 경기를 시청할 미국 야구팬들에게 작은 ‘팁’을 전달했다. 그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스포츠를 즐기는 데는 큰 문제 없다"며 “미국 야구팬들이 복잡한 생각 없이 KBO리그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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