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경제활동 제한이 서서히 풀리면서 내달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현재의 두 배 가까이로 증가할 것을 전망한 정부 내부 문서를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 악화를 예상하면서도 경제위기를 풀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4일(현지시간) NYT가 입수한 정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6월 1일 신규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루 사망자 수(약 1,750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조합한 정부 모델을 바탕으로 내놓은 전망치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도 현재 약 2만5,000건에서 월말에는 20만건까지 폭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NYT는 “지난 7주간 바이러스 확산을 늦췄지만 상당한 위험이 남아있고, 결국 경제 재개로 문제는 악화할 것이라는 냉정한 현실이 이 수치에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이 주로 인용하는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의 코로나19 전망에서도 이런 변화는 나타났다. IHME는 8월 초까지 미국 내 사망자가 13만5,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지난달 17일 내놓은 전망치(6만308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연구소는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5월 11일까지 31개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한다면 대면 접촉이 증가하고 코로나19 전염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지난 3일 사망자를 10만명까지 예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백악관 측은 NYT가 입수한 정부 내부 자료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차원의 공식 자료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해당 데이터는 TF 차원의 어떤 분석모델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을 다시 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은 연방정부 내 최고 보건ㆍ감염병 전문가들의 동의를 거친 과학적인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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