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美ㆍ유럽 ‘코로나 중국 책임론’ 고조… 무역전쟁 재발 위기감

알림

美ㆍ유럽 ‘코로나 중국 책임론’ 고조… 무역전쟁 재발 위기감

입력
2020.05.04 21:00
1면
0 0

 폼페이오 “우한서 유출 증거” 공세… 독일ㆍ영국 등 ‘화웨이’ 보이콧 확산 조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4월 2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4월 2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4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24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각국에서 ‘안티 차이나(anti-Chinaㆍ반중국)’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원래 으르렁거리던 미국은 물론,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바이러스 진원ㆍ확산 책임을 중국에 돌리며 ‘코로나 냉전’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미 행정부의 추가관세 위협을 기점으로 가까스로 봉합됐던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가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 ABC방송 ‘디스위크’에 나와 “이것(코로나19 바이러스)이 중국 우한의 연구실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타운홀 미팅에서도 “중국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며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잠잠하던 다른 서방국가들도 앞다퉈 미국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영국 정보기관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발 정보는 의심을 갖고 봐야 한다고 보고했다”면서 영국 정부도 중국의 은폐 정황과 연구소 유출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의료물자 비축을 위해 발병 사실을 부분 은폐했다(AP통신)” “서방 5개국 기밀동맹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이 발병 초기부터 코로나19 위험성을 숨겼다’는 정보를 공유했다(호주 새터데이 텔레그래프)” 등 중국 책임론을 입증하는 언론보도도 줄을 이었다.

불신과 반감은 ‘국제소송’이라는 구체적 배상 요구로 표출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달 22일 미ㆍ유럽 주요 정상과 통화에서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공동 조사를 제안했다. 독일 일간 빌트는 최근 “중국에 경제 피해 배상금 1,490억유로(약 198조원)를 청구해야 한다”고 했고, 미국에선 미주리 주(州)정부가 이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독일과 영국에선 금전적 손실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정부뿐 아니라 ‘화웨이 5세대(5G) 사업’으로 대표되는 중국 업체들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으로 확산될 조짐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코로나 냉전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중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이다. 지난달 30일 “1조달러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한 여론몰이용 엄포가 아니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1일 “중국에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지는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며 21개월 끌다 올 1월 겨우 타결된 무역합의가 파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충격에 신음하는 글로벌 경제에 미중 관세전쟁이란 악재가 더해질 경우 파국의 정도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8% 내린 1,895.37에 마감했고, 홍콩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는 등 아시아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중국은 미국 등의 거친 압박에는 외교관들을 앞세워 공개 설전을 벌이는 ‘전랑(늑대전사)식’ 외교로, 가난한 나라들엔 의료인력을 보내는 등 ‘우군 확보’ 전략으로 차등 대응하고 있다. 이날도 미국의 관세 위협에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코미디”라고 비난했고, 환구시보 역시 사설을 통해 “미국은 증거 없이 바이러스 중국 발원설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잔 셔크 미 캘리포니아대 ‘21세기 중국 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보건 외교를 통해 글로벌 파워로서 신뢰를 재건할 수 있었지만 선전ㆍ선동에 사로 잡혀버렸다”고 진단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