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 전 대표와 감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신라젠 이용한(56) 전 대표이사와 곽병학(56) 전 사내이사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금납입 없이 35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취득해 1,92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BW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의미한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14년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신라젠으로부터 투자금 350억원을 유치하고, 그 돈으로 BW를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매입한 채권을 주당 3,000원대에 주식으로 전환하고,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 임상 중단이 공시되기 전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일부를 전환가의 20배가 넘는 평균 8만원대에 팔아 1,92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 문은상 신라젠 대표도 관여한 것으로 파악,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문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이밖에 이 전 대표 등은 신약 개발 관련 특허권을 비싼 가격에 매입해 회사에 29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08~2009년 신라젠 대표이사를 지냈고, 문 대표의 친인척인 곽 전 감사는 2012~2016년에 감사와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