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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두 달… 자율 판매부터 5부제까지

입력
2020.05.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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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스터디] 3월 9일 마스크 5부제 시행… 1인당 2개→3개 확대

서울 중구 한 약국에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3월 9일 마스크 판매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준희 인턴 기자.
서울 중구 한 약국에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3월 9일 마스크 판매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준희 인턴 기자.

신분증을 제시하고 마스크를 구매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됐습니다. ‘마스크 5부제’를 처음 시행했을 때만 해도 불평하는 시민들도 많았는데요. 이제는 말없이 신분증부터 내밀 정도로 익숙한 풍경이 됐어요.

2월 말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공적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함께 조금씩 달라져왔어요. 처음부터 마스크 5부제 아니었냐고요? 벌써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아주 초기에는 공적 판매처 별로 1인당 구매수량을 최대 5개로 제한했을 뿐, 마스크 5부제나 중복 구매 제한 등은 없었어요.

마스크 공적 판매 시작… 품귀는 여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서 마스크 품절 사태가 발생하고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2월 26일부터 마스크 공급을 출고 등을 조정하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했어요. 이에 따라 마스크 생산량의 50% 이상이 약국,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에서 하나 둘씩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공적마스크’ 구매는 비교적 자유로웠어요. 신분증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일주일에 2, 3개씩 구매 수량이 제한돼있지도 않았어요. 공적 판매처에서 1인당 최대 5개까지 수량을 제한해 자율적으로 팔았거든요. 일부 판매처에서는 5개를 팔기도, 일부에서는 2, 3개로 제한해 팔기도 했어요.

그러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데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많아 품귀 현상은 여전했어요.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고요. 생산량의 절반이 공적 판매처를 통해 시중에 풀렸지만 여전히 마스크 사기는 하늘에 별 따기였습니다. 여러 약국을 다니며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시민들에 대한 불만도 가중됐어요.

이 방식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3월 6일 마스크 생산량의 80%를 공적 판매처에 공급하도록 했고, 구매 수량도 약국은 1인당 하루에 2개로,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는 1개로 제한했어요. 마스크 중복 구매 방지시스템 구축을 위한 임시 조치였어요.

공급량 확대ㆍ5부제 시작

공적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3월 3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 백화점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공적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3월 3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 백화점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은 경북 문경의 한 약사가 3월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공적마스크 판매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이용하자고 제안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어요. DUR은 환자가 여러 의사에게 진료 받을 경우 의약품의 중복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이 약사는 “DUR을 마스크에 접목해서 한 약국에서 특정 주민등록번호로 일주일에 구매하는 개수를 등록하면 다른 약국에서는 더 이상 사재기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죠.

이때부터 ‘마스크 실명제’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DUR 방식을 활용해 마스크 중복 구매 방지시스템을 구축했어요. 그리고 3월 9일, 사상 유례없는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됐습니다. 일주일에 1인당 구매수량이 2개로 제한된 것도 바로 이때부터입니다.

마스크 5부제가 정착되면서 ‘줄 서기’는 점차 사라졌습니다. 마스크 공급량이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확진 사례도 잦아들면서 판매처에 공적마스크 재고가 쌓이고 남는 마스크를 반품하는 사례까지 등장했어요. 정부는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지난달 27일부터 1인당 구매 수량을 일주일에 2개에서 3개로 확대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재고는 남는다고 해요.

‘사회적 거리두기’도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됐는데, 대체 언제까지 정해진 요일에 신분증을 내고 마스크를 구매해야 하는 걸까요? 당초 계획에 따르면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가 6월 30일까지여서 마스크 5부제도 이날까지 지속될 예정입니다. 다만 정부는 마스크 수급 상황과 코로나19 현황을 지켜보면서 조절해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4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된 게 아니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수급 상황, 판매량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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