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으로 학부모들 돌봄부담 커… 초등 1, 2학년ㆍ유치원생 20일 등교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을 맞았던 고3 학생들이 13일부터 학교에 간다. 신학기 학사일정이 예정됐던 3월 2일에서 72일 늦은 등교개학이다. 4월 6일 원격수업 개시 이후에는 37일 만이다. 이후 6월 1일까지 학교·학년별로 순차 등교개학이 실시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0학년도 유·초·중·고 특수학교의 등교수업은 5월 20일부터 시작해서 단계적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라며 “다만 고등학교 3학년은 13일부터 우선 등교한다”고 밝혔다.
애초 교육부는 등교개학 날짜를 황금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잠복기(14일)를 감안해 19일 전후로 검토했지만, 빠듯한 대입일정 등으로 고3의 경우만 일주일 앞당겼다. 교육부는 “고3은 진로, 진학 준비 등을 고려해 (5월 연휴) 7일 경과 시점부터 등교수업이 가능하다고 방역당국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5~7일 간격을 두고 학교·학년별 순차 등교가 이뤄진다. 고학년부터 학사일정을 시작한 온라인개학과 달리, 초등학교 등교개학은 낮은 학년부터 시작한다.
20일 고2·중3과 초등1~2학년이 등교한다. 원격수업을 하지 않은 채 무기한 개학연기를 맞았던 유치원생도 이날 함께 등원한다. 수십일 이어진 온라인개학과 장기 휴원으로 학부모들의 돌봄부담이 컸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교원단체와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저학년 중심으로 운영한 초등 긴급돌봄교실이 온라인개학 이후 수요가 폭발해 고학년부터 등교개학 할 경우 학교가 사실상 전면 개방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저학년 우선 개학을 요구해왔다. 이후 27일 고1·중2, 초등3~4학년이, 다음 달 1일 중학교 1학년과 초등 5~6학년이 차례로 등교개학을 맞는다.
정부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고 공언했던 등교개학까지 다음주 이뤄지면서, 이를 계기로 신종 코로나 2차 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 부총리는 “등교 수업이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어렵게 결정된 등교 수업이 차질 없도록 생활 속 거리 두기와 학교 방역 지침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증상이 없을 때도 등교 선택권을 달라는 (학부모)요청에 대해서 더 논의해봐야겠지만 그렇게까지 선택권을 확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등교개학에 따른 중ㆍ고교 학사일정 운영방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뒤늦게나마 등교가 가능해졌지만 고3의 경우 5월말부터 6월 둘째 주 사이 시급히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는 등 바쁜 입시일정으로 공정한 내신 평가가 힘든 상황이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학사일정은 원칙적으로 학교장이 결정하며 중간고사 등 여부나 횟수도 학교가 결정한다”라며 “다만 고교는 내신을 공정히 산출하는 게 중요해 교육청들과 협의 후 별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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