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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400만원 푼돈 가지고 난리” 수도권 한 대학 보직교수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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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400만원 푼돈 가지고 난리” 수도권 한 대학 보직교수 발언 논란

입력
2020.05.04 14:15
수정
2020.05.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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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강의가 한 달 넘게 진행되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진 가운데 수도권 한 대학의 보직교수가 “등록금 400만원 푼돈 가지고 왜 환불해달라고 난리냐”라고 말해 논란이다.

4일 수도권의 4년제 사립대인 A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해당 대학의 한 보직교수는 최근 총학생회와 가진 등록금 관련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총학생회가 등록금 환불의 근거로 제시한 설문조사에 대해서도 “총학에서 한 설문조사는 쓰레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총학생회는 응답자의 94%가 등록금 환불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보직교수의 발언이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 알려지자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재학생은 “누구는 대학에 다니려고 대출을 받아서 학비를 내고 생활비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푼돈이라니 화가 난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학교는 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을 한 교수는 한국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원 취지는 그게 아닌데 와전된 부분이 있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을 만나 사과를 할 계획”이라며 “대학의 재정 구조를 설명하다가 단어 선택을 잘못한 과실”이라고 해명했다.

총학생회는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공식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A대도 총학생회와 등록금 반환에 관한 협의체를 구성해 공식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등록금 환불을 둘러싼 학생과 대학 간 갈등은 비단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26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단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달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203개 대학 재학생 2만1,784명 가운데 99.2%가 2020년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등록금 자체에 강의뿐 아니라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일부라도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실험ㆍ실습ㆍ실기 위주인 예체능계열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의 효용성에 특히 의문을 제기한다. 일부 교수가 유튜브에 있는 남의 동영상을 그대로 가져다 강의를 대체하는 등 강의 질에 대한 문제 제기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로 정상 학기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등록금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대구한의대와 대구대, 서울신학대, 계명대 등 일부 대학은 재학생 전원에게 10만~2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를 위해 준비한 비용도 있어 학생들 요구대로 등록금 환불을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이달 오프라인 개강 이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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