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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만들라 기증했는데… “코로나 완치자 혈액 수천만원에 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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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만들라 기증했는데… “코로나 완치자 혈액 수천만원에 뒷거래”

입력
2020.05.04 07:05
수정
2020.05.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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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바이오업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들의 혈액이 비싸게는 수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목적으로 기증한 혈액이 바이오업체와 연구소들간에 이윤을 추구할 목적으로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바이오업체 ‘캔터 바이오커넥트’는 3월 31일부터 4월 22일까지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을 1㎖ 기준 최소 350달러(약 43만원)에서 최고 4만달러(약 4,900만원)에 판매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는 항체 수치가 높은 혈액일수록 비싼 가격에 팔렸다. 혈액을 기부한 기증자에게는 100달러(12만원) 가량만 쥐어졌다.

NYT는 감염자가 선의로 기증한 혈액으로 막대한 이윤을 취하는 행위가 의료계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업체들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것을 큰 돈을 벌 기회로만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완치된 후 혈액을 기증했다는 엘레시아 젠킨스(42)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시애틀의 비영리단체에 혈액을 기증했는데, 이를 통해 누군가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보건법상 기증 받은 혈액을 되팔 수 없지만, 몇몇 연구소들은 외국에서 기증 받은 혈액은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혈액 샘플을 공급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을 구입한 영국의 한 업체 관계자는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수준의 가격”이라면서 “사람들의 고통을 기반으로 버는 돈이다”라고 꼬집었다. 완치자 혈액 가격이 치솟으면서, 영국의 연구자들은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혈액을 구하는 방식에 내몰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캔터 바이오커넥트 창립자 데이비드 캔터는 지난 3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는데 (연구소들이) 실험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혈액 샘플 요청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고, 혈액을 기증하려는 50명의 환자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캔터 바이오커넥트 측은 기증된 혈액을 특별히 비싼 가격에 거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혈액 샘플 거래를 통해 30~40% 이윤을 남기고 있지만, 이는 업계에서 정상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4만달러짜리 혈액 샘플 거래도 매우 드물고 가치가 높은 혈액에 대한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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