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연휴이기도 하고 일도 힘들어서 바람 쐬러 나왔어요.”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유모(30)씨는 지난 30일부터 2박3일간 친구들과 강원 횡성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근무하는 병원이 선별진료소로 지정되는 바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휴일조차 제때 챙길 수 없었다는 유씨는 “관광지마다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댔다”면서 “적어도 관광지는 일상을 회복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정부가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황금연휴를 낀 주말 서울 근교 주요 지역이 여행객들로 일대 성황을 이뤘다. 헬스장ㆍ종교시설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역시 신종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며 정상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3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 고속도로는 늦은 봄나들이에 나선 차량으로 혼잡을 빚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연휴 기간 하루 평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평소보다 8.1% 늘어난 452만대로 추정했다. 특히 토요일인 지난 2일엔 5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이 도로에 쏟아졌다.
수도권을 탈출하는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면서 관광지마다 나들이객이 넘쳐났다. 지난 2일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는 김모(32)씨는 “주차 장소를 찾는 데만도 30분 이상 걸릴 정도로 도로 곳곳이 붐볐다”고 전했다. 김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여럿 있었다”며 “신종 코로나의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된 듯 보였다”고 했다.
헬스장과 종교시설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도 완전히 일상을 되찾은 듯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의 한 헬스장에는 7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5평 남짓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 헬스장 직원은 “신종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수백명일 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지금은 원칙으로만 정해두고 일일이 지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등 서울 주요 대형교회도 제한적 현장 주일예배를 진행해 수백명 단위의 시민들이 모였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