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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만큼 밝은 혜성 기대했는데…쪼개진 아틀라스에 천문가들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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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만큼 밝은 혜성 기대했는데…쪼개진 아틀라스에 천문가들 아쉬움

입력
2020.05.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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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설치돼 있는 우리나라 첫 무인 우주물체 감시 시스템 '아울넷(OWL-Net)' 1호기.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몽골에 설치돼 있는 우리나라 첫 무인 우주물체 감시 시스템 '아울넷(OWL-Net)' 1호기.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이달 초 밤하늘을 밝힐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틀라스 혜성’이 예상보다 빨리 어두워져 아쉬움을 낳고 있다. 당초 예상 궤도를 벗어나면서 쪼개지는 바람에 맨눈 관측이 어려워졌다.

2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아틀라스 혜성은 현재 금성과 지구 사이 궤도를 지나고 있다. 지구 북반구에서 보면 밤하늘의 큰곰자리 근처 기린자리에 있지만, 맨눈으로는 볼 수 없고 망원경을 이용해야만 관측이 가능하다.

천문연은 아틀라스 혜성이 이달 중순 페르세우스 자리 근처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23일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다가왔다가 31일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을 통과한 뒤 태양계 외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도 맨눈 관측은 어려울 것으로 천문연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태양에 가까워질 때 만약 더 잘게 쪼개지며 폭발한다면 일시적으로 밝아져 잠시 맨눈으로도 보일 수 있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천문연 관계자는 설명했다.

혜성은 타원이나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도는(공전) 작은 천체다. 주로 돌 덩어리로 이뤄진 소행성과 달리 혜성은 먼지와 암성, 얼음, 가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 빛이 난다.

아틀라스 혜성의 공전 주기는 약 6,000년이다. 미국 하와이대와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소행성 충돌 조기 경보 시스템 ‘아틀라스(ATLAS)’를 통해 지난해 12월 지구로 다가오고 있음이 발견돼 같은 이름이 붙었다. 발견 당시 아틀라스 혜성은 급격히 속도가 빨라지며 밝기도 증가하고 있었다.

NASA는 올 초 아틀라스 혜성이 금성이나 초승달에 버금갈 만큼 밝아져 4월 하순부터 5월 하순까지는 해질 무렵 서쪽하늘에서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게 될 거란 예상을 내놓았다. 이에 천문연은 아틀라스 혜성이 지구에 근접한 3월 말부터 자체 관측 시설 ‘아울넷(OWL-Net·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변화를 관측했다.

그러나 아틀라스 혜성은 지난달 초부터 밝기가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천문연이 지난달 말과 이달 중순 확보한 아틀라스 혜성의 영상을 비교해 보면 밝기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심이 타원형으로 일그러졌고 예상됐던 궤도도 약간 벗어났다. 천문연은 아틀라스 혜성이 쪼개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3월 30일 미국 애리조나 레몬산천문대에 있는 '아울넷(OWL-Net) 4호기로 관측한 아틀라스 혜성(가운데).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3월 30일 미국 애리조나 레몬산천문대에 있는 '아울넷(OWL-Net) 4호기로 관측한 아틀라스 혜성(가운데).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4월 17일 미국 애리조나 레몬산천문대에 있는 '아울넷(OWL-Net) 4호기로 관측한 아틀라스 혜성(가운데). 3월 30일 촬열했을 때보다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4월 17일 미국 애리조나 레몬산천문대에 있는 '아울넷(OWL-Net) 4호기로 관측한 아틀라스 혜성(가운데). 3월 30일 촬열했을 때보다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NASA는 실제로 아틀라스 혜성의 핵이 4개로 나눠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허블우주망원경이 지난달 20일 아틀라스 혜성을 촬영한 데이터에선 핵이 적어도 10개 이상으로 쪼개진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연 관계자는 “혜성이 움직이면서 여러 조각으로 깨지거나 밝기가 어두워지는 건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천문연은 이번 아틀라스 혜성 관측을 통해 우리나라 첫 무인 우주물체 감시 시스템인 아울넷의 성능을 확인했다. 아울넷은 한국과 미국, 이스라엘, 모로코, 몽골에 설치된 5개 관측소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천문연이 총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천문연 측은 “아울넷 운영으로 그 동안 미국에 의존해온 인공위성 궤도 데이터, 우주 잔해물 충돌 가능성 등의 정보를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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