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22년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탄핵을 경고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2022년에 77세가 된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고 좌파 노동자당(PT)의 다른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노동자당이 다른 후보를 내도록 도울 것이며 그 후보를 위해 좋은 선거운동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하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내고 있다면서 “이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소변을 통해 빠져나갈 거라고 말하는 것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으로 표현하고, 대규모 사회적 격리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말라리아 치료제를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주지사ㆍ시장들과 갈등을 빚는 데에 관해서도 “주지사ㆍ시장들과 싸울 게 아니라 지휘자가 돼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경제 살리기와 고용 유지도 안 되면 이게 무슨 정부인가?”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노동자당을 지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2018년 4월 7일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됐으며,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지난해 11월 8일 석방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안이한 대응 및 주지사들과의 갈등, 법무장관 사임 등으로 정국 혼란이 가중하자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는 10월 지방선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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