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작은 체격과 감성이 돋보이는, 그리고 또 유니크한 스타일의 외모를 갖고 있는 만큼 그 누구라도 ‘도심형 SUV’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드라이빙 퍼포먼스보다는 합리적인 효율성을 제시하는 파워트레인을 품고 있는 만큼 실제 활용에서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출장과 함께 했던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자신의 가치’를 더욱 넓은 범위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고속도로에서의 효율성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굽이치는 지방 도로 위에서 드라이빙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특히 프렌치 드라이빙으로 명명된 감성이 인상적이었다.
비로 블루HDi 1.5L 디젤 엔진을 품고 있어 120마력, 30.6kg.m에 불과한 토크를 보유하고 있어 가속력, 고속 주행에서의 만족감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경쾌함’이라는 무기는 그 어떤 차량보다도 돋보였고, 매력적이었다.
작고 여린 심장이지만 차량의 체격 자체도 작기 때문에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충북의 지방도로에서 C3 에어크로스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그리고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경쾌히 반응하며 ‘주행의 가치’를 한껏 제시했다.
특히 단순히 성능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드라이빙에 대한 자세’ 그리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소소하게 전해지고, 또 느껴지는 부분에서 전해지는 자잘한 재미가 상당히 돋보였다. 게다가 조향 부분에서 느껴지는 경쾌함, 그리고 매끄러움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덕분에 비교적 느린 속도로 달리는 중에도 불구하고 ‘운전의 가치’를 한껏 누릴 수 있었다.
그렇게 닿은 용소막 성당
한참 운전의 즐거움을 누리며 달리던 중 무척이나 익숙한 풍경이 들어왔다.
과거에 지났던 길이 보이고, 다음이 예측되는 코너가 이어졌다. 이에 잠시 차량을 세우고 지도를 살펴보니 과거 꽤 오랜 시간, 그리고 제법 자주 찾아왔던 용소막 성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곧바로 차량을 돌려 주차장에 C3 에어크로스를 세웠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장소겠지만. 용소막 성당은 강원도에 세 번째로 설립된 성당으로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하고 있다.
단순히 천주교인들에게도 제법 큰 의미가 있지만 워낙 멋스럽고, 전통적인 성당의 형태를 하고 있고 또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만큼 강원도의 유형문화재 106호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는 곳이기 도하다.
과거의 기억이 남은 곳
코로나 19로 인해 미사가 중단되고, 또 단체 모임 등이 중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용소막 성당은 무척이나 고요하고 적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오랜만에 찾은, 그것도 우연히 마주하게 된 용소막 성당이 너무나 반가웠다.
용소막 성당은 구약 성서의 첫 번역을 완성한 선종완 사제의 생가와 그 분의 행적을 담은 기념관이 위치하고 있어 사실 천주교 신자라면 한번 정도는 들렸던 곳이고 기자처럼 복사단 출신 혹은 예비 신학교 과정을 거쳤던 신자인 경우에는 더욱 자주 들려 제법 많은 신간을 보내게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복사단 시절에 용소막 성당에 자리한 피정의 집은 말 그대로 피정의 단골집이라 할 수 있었고 며칠씩 피정의 집에 머무르며 미사에 대한 교육이나 미사 과정에서 복사단원이 가져야 할 태도나 절차 등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기 때문이다.
특히 피정의 집에 머무르며 고생하고 또 노력했던 시간이 떠올랐고, 그때 걸었던 계단, 그리고 매일 오갔던 십자가의 길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에 작은 미소를 짓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괜히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한참을 둘러볼 수 있었다.
경쾌한 드라이빙, 그리고 추억의 시간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함께 정말 우연히, 예상하지 못한 상태로 마주한 용소막 성당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가 선사한 드라이빙의 즐거움도 무척이나 돋보였다. 특히 성능이 우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감성을 제시하는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프렌치 드라이빙’이 괜히 생긴 게 아님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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