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김봉현, 4년 전 850억 사기때도 법망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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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임’ 김봉현, 4년 전 850억 사기때도 법망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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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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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기 가진 분’ 모든 권한 쥐고 대리인 앞세워 錢主 역할 

 1701명 KFM 유사수신 피해 “꽁꽁 잘 숨어 수사선상 안 올라” 

 당시 일부 관련자들 보복 두려워 증언 포기도 

김봉현(왼쪽)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16년 ‘서원 그룹’을 구상하고 KFM파트너스 임원진과 함께 찍은 사진. KFM파트너스 유사수신 피해자 제공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라임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 핵심 인물로 의심받는 김봉현(46ㆍ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4년 전에도 대규모 유사수신(인가받지 않고 대규모 자금을 불특정 다수에 조달하는 행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된 피해자만 1,7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유사수신 사건이었는데, ‘전세기 타는 부자’ 또는 ‘어마어마한 전주’라 불렸던 김 전 회장은 회사 임원진이 실형을 선고받는 와중에도 배후에서 은밀히 활동하며 법망을 빠져나갔다.

30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유사수신 행위로 알려진 ‘KFM 파트너스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사수신업체 KFM은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싱가포르뷔페 사업, 신성장 에너지 사업 분야에 진출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2015년 7월부터 1년 동안 피해자 1,701명으로부터 858억여원을 빼돌린 사기 사건이다.

KFM 임원진은 2017년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혐의로 징역 4~6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모든 걸 엄청나게 잘 숨겨서 수사선상에 오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2016년 KFM 파트너스 자금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개인 계좌로 흘러간 정황이 담긴 은행 송금확인증. KFM파트너스 유사수신 피해자 제공

당시 KFM 사건 피해자들은 김 전 회장을 실질적 소유주로 지목하고, 피해금액 중 200억여원이 김 전 회장 본인계좌와 차명계좌 4곳을 통해 흘러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피해자들이 확보한 송금내역서를 보면 2016년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KFM에서 나온 것으로 의심되는 5억4,200여만원이 김 전 회장의 계좌로 송금됐다. 본보가 만난 복수의 피해자들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김 전 회장의 존재를 전혀 몰라 고소도 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뒤늦게 김 전 회장을 쫓았지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류들은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KFM 파트너스 실질적 배후 의혹이 있는 김봉현(왼쪽)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16년 KFM파트너스 임원진과 함께 찍은 사진. KFM파트너스 유사수신 피해자 제공

그러나 본보가 확인한 서원글로벌에셋 대표 김모(36)씨의 증언이 담긴 사실확인서에는 김 전 회장의 활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원글로벌에셋은 KFM 자금 유출 통로로 추정되는 곳이다. 지금은 ‘라임의 전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당시엔 ‘KFM의 전주'로 불렸다. 장모(39) KFM 상무는 김씨에게 김 전 회장을 “전세기를 가진 분”이라거나 “어마어마한 부자”라고 소개하며 “전주의 돈으로 회사를 별도로 만든다”고 말했다.

KFM 사건에서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대리인이나 차명회사를 앞세워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끌어들였는데, 이 패턴은 4년 뒤 라임 사태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됐다. 김씨는 “모든 권한은 김 전 회장이 가지고 있었고 사건이 터지자 폐쇄회로(CC)TV 및 모든 컴퓨터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임원들은 폭력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가 돌았던 김 전 회장의 보복이 두려워 증언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서원그룹’이라는 대규모 기업집단을 꿈꾸며 문어발식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신과 약속해 세우는 소원’을 의미하는 서원(誓願)이라는 이름은 김 전 회장이 기독교에 눈을 뜬 다음 붙인 이름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서원을 지주사로 놓고 호텔ㆍ금융ㆍ컨설팅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사업을 구상했다. 당시 김 전 회장 측근은 “시도를 안 해본 사업이 없을 정도로 사업 확장 욕심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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