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완공 앞두고 내부공사 한창
용접 불꽃ㆍ담배꽁초 등 원인 조사
29일 대규모 사상자를 낸 경기 이천의 물류창고 화재 현장은 처참했다. 완공을 2개월 앞두고 마감공사를 진행하다 참사가 난 건물은 시커먼 연기로 그을렸고 화재 현장 주변은 유독성 가스가 여전히 매캐한 냄새를 강하게 풍겼다.
중부고속도로 남이천나들목에서 약 1㎞ 거리에 위치한 화재 현장은 사우스스프링스CC와 멀지 않다. 지난해 4월 착공한 뒤 올해 6월말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던 지하2층 지상4층 규모의 냉동·냉장창고 건물은 화마로 처참한 몰골이었다. 건물 외벽은 불에 그슬려 대부분 검게 변했고 일부는 불에 녹아 형체가 일그러졌다. 현장 접근은 소방당국 등 관계자 외에 엄격히 통제된 가운데 건물 1층 내부는 불에 녹아 내려앉은 철근 등 자재들이 서로 뒤엉켜 아수라장이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펌프차 등 장비 70여 대와 소방관 등 15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서 화재 발생 3시간여만인 오후 4시 30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오후6시 이후에도 밖에서 보이는 건물 내부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소방당국은 실종자 수색에 애를 먹었다. 오후 8시30분까지 외벽 틈새와 창문으로 연기가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현장으로 다가갈수록 매캐한 냄새는 진하게 느껴졌다.
불길이 잡힌 뒤에도 현장은 어수선했다. 소방당국의 인명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사망자로 추정되는 근로자들이 끊임없이 들것에 실려 나왔다. 하지만 인명 수색 과정에서도 건물 내부가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소방당국은 수색에 애를 먹었다. 인명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화재를 피해 건물 밖으로 탈출한 일부 근로자는 안타까운 눈길을 떼지 못했다.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되면서 현장에서는 탄식도 흘러나왔다. 초기 사망자가 20여명에서 10여명으로 수정 발표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화재 현장에는 공사에 투입된 9개 업체 관계자들도 나와 분주히 움직였다. 업체 관계자들은 공사 현장에 투입된 78명의 생사를 확인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들의 연락처를 공유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한 업체 직원은 "직원들 가운데 7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천=이승엽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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