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대비 40만명ㆍ26만명 감소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으로 경제활동 제한이 장기화하고 있어 고용 충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총무성이 29일 발표한 3월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6,70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만명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은 각각 40만명, 26만명 감소했다. 업종별 감소폭은 △제조업(24만명) △숙박ㆍ음식업(14만명) △교육ㆍ학습지원(11만명) 등의 순이었다. 수주가 어려워진 중소 제조업체와 손님이 급감한 숙박ㆍ음식업에서 고용 충격이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다. 비정규직 전체로 보면 감소폭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4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이들이 노동시장의 ‘약한 고리’임이 수치상으로 극명하게 확인된 셈이다.
일본에선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제조업에서 고용 감소가 있었지만 당시엔 서비스업에서 이들을 상당수 흡수했다. 하지만 이번엔 생산ㆍ소비가 한꺼번에 급속히 위축되면서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긴급사태 선언으로 외출 자제와 영업 단축ㆍ휴업 등이 지속되면서 고용 상황은 4월 이후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실업률은 2.5%로 나타났다. 사이토 다로(齊藤太郞)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급속한 침체로 실업률은 올해 4분기(10~12월)에 3.9%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실업자 수는 작년에 비해 100만명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했던 2009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일자리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가 확연하다. 이번 조사 결과 기업들의 3월 구인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유효구인배율)도 1.39배였다. 3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구직자 1명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1.4개 아래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기업 실적도 악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19년 4월~2020년 3월 결산 실적과 예상 수정치가 공개된 337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순이익은 2조9,000억엔(약 33조원)으로 1~2월에 발표됐던 예상치보다 무려 46%나 감소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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