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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항, 광원 연구의 국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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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항, 광원 연구의 국제도시”

입력
2020.05.05 15:14
수정
2020.05.05 23:4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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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풀데 전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피터 풀데 전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피터 풀데 전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한국 정부는 첨단 기술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건립을 결정했다. 시설을 갖추는데 8,000억원의 비용이 들겠지만 한국의 미래를 위해 좋은 투자가 될 것이다. 이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4개 도시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연구기관과 의료센터, 산업체 등 다양한 사용자를 위한 시설이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있더라도 가속기를 활용해 실험을 준비하고 측정한 뒤 연구를 마쳐 본래 소속 기관으로 복귀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경험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가속기연구소는 기존 방사광 가속기를 최근 3세대로 업그레이드 했다. 또 4세대 선형 가속기를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3세대와 4세대 가속기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풍부한 운용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가속기 사용자를 위한 친화적 설계 또한 중요한 기준이다. 축적된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설계를 맡아야 한다. 포항 가속기연구소는 3세대와 4세대 가속기 두 시설 모두 완공 후 미국 스탠포드 가속기센터(SLAC)를 포함한 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노하우가 없다면 가속기를 건설하는데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다목적 가속기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시설이라 앞으로 여러 나라에서 협력을 요청하고 해외 이용자도 많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가속기가 들어서는 곳은 해외 방문객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가능하다면 국제학교와 같은 기반 시설을 갖추는 게 좋다. 포항은 포항공대(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나노융합기술원 등 방사광가속기 연구인력과 인프라가 탄탄하다. 전기와 상ㆍ하수도 등 가속기 운영에 필요한 시설과 이용자 숙소, 가속기과학관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바로 옆 포항공대 캠퍼스에 있는 포스코 국제관은 가속기에 관심 있는 해외 방문자를 수용할 수 있는 훌륭한 숙박 장소다.

나아가 포항에는 물리와 화학, 생명과학, 수학 등 4개 분야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단이 설립돼 연구활동에 한창이다. 3세대와 4세대 선형 가속기에 이어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가 설립된다면 포항은 광원 연구의 국제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의 장ㆍ단점을 따져 과학 발전과 기술에 미칠 지대한 영향을 고려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피터 풀데 전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피터 풀데 소장은 기초과학 발전에 힘쓰고 있는 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다. ‘노벨상 사관학교’라 불리는 독일 막스플랑크재단 연구소에서 소장 등을 지냈다.

피터 풀데 전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피터 풀데 전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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