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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의 바다에서 카약 타고 ‘인생라면’…청풍호반 ‘거리두기’ 여행

입력
2020.05.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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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 기차와 렌터카로 충주호 드라이브

카약은 청풍호의 명소 옥순봉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다. 제천 수산면 괴곡리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에서 출발한다.
카약은 청풍호의 명소 옥순봉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다. 제천 수산면 괴곡리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에서 출발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도 ‘사회적 거리두기’ 형태로 바뀌고 있다. 숙박이든 관광지든, 밀집된 공간보다는 대면 접촉을 줄일 수 있는 곳을 찾는다. 되도록이면 호젓하게 나만의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충북의 호수 주변 여행지를 소개한다.

충청 내륙에선 호수가 바다다. 충주호(제천에선 청풍호라 부른다)와 대청호는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개발이 제한된 덕에 자연이 살아 숨쉬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과 대전은 도담삼봉(단양)ㆍ장회나루(단양)ㆍ구담봉(제천ㆍ단양)ㆍ옥순봉(제천ㆍ단양)ㆍ옥순대교(제천)ㆍ악어봉(충주)ㆍ둔주봉(옥천)ㆍ부소담악(옥천)ㆍ백골산성(대전)ㆍ추동인공생태습지(대전)ㆍ왕버드나무군락지(대전)ㆍ독수리봉(보은)을 호수 12경으로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무궁화호 청량리역~단양역(오전 7시38분~10시)

오늘의 여행지 충주호(청풍호)로 향한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2시간20여분만에 단양역에 도착한다. 농어촌버스는 운행횟수가 적어 호수 주변을 두루 돌아보기 어렵다. 대신 단양읍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청량리~단양 무궁화호 요금은 어른 1만600원.

◇호수 1경 도담삼봉(오전 10시30분~11시30분)

도담삼봉은 호수 한가운데에 솟은 3개의 봉우리(남봉ㆍ처봉ㆍ첩봉)다. 조선의 개국 공신 정도전이 정자를 짓고 시와 풍류를 즐긴 곳이라 해서, 그의 호를 따 삼봉이라 부른다. 자연의 걸작이자 주변과의 조화가 한 폭의 풍경화다. 석문 위 정자에 오르면 삼봉의 매력이 돋보인다.

단양 매포읍 도담삼봉.
단양 매포읍 도담삼봉.
주차장 인근 석문 위 정자에서 내려다본 도담삼봉.
주차장 인근 석문 위 정자에서 내려다본 도담삼봉.

◇호수 2경 장회나루, 호수 3경 구담봉(오후 12시~2시30분)

단양 단성면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타면 옥순봉ㆍ구담봉ㆍ금수산ㆍ제비봉ㆍ옥순대교ㆍ만학청봉ㆍ강선대 등 충주호의 진면목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다. 유람선은 연중 무휴로 운항하는데, 코로나19로 잠시 운행을 멈췄다가 최근 재개했다. 운항 횟수는 이용객 수에 따라 유동적이다. 구담봉은 물속에 비친 바위가 거북 무늬여서 붙인 이름이다. 유람선에서 안내 방송에 따라 시선을 옮기면 거북이와 똑같이 생긴 바위를 발견할 수 있다.

단양 단성면 장회나루 전망대.
단양 단성면 장회나루 전망대.
충주호 유람선은 바위 절벽이 비경을 이룬 구간을 이동한다. 구담봉을 자세히 살피면 거북이 한 마리가 기어 오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충주호 유람선은 바위 절벽이 비경을 이룬 구간을 이동한다. 구담봉을 자세히 살피면 거북이 한 마리가 기어 오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행에 먹거리가 빠지면 섭섭하다. 점심으로 단양 특산물인 마늘 향 물씬 풍기는 ‘마늘돼지갈비’를 선택했다. 단양읍 ‘마늘석갈비막국수’ 식당의 마늘갈비. 1인 1만7,000원, 2인 이상 판매한다.
여행에 먹거리가 빠지면 섭섭하다. 점심으로 단양 특산물인 마늘 향 물씬 풍기는 ‘마늘돼지갈비’를 선택했다. 단양읍 ‘마늘석갈비막국수’ 식당의 마늘갈비. 1인 1만7,000원, 2인 이상 판매한다.

◇호수 4경 옥순봉, 호수 5경 옥순대교(오후 3시~4시30분)

괴곡나루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시절이 있었지만, 충주댐이 완공된 후 나루터는 사라졌다. 현재는 옥순대교가 제천 수산면 상천리와 강 건너 괴곡리를 연결한다. 상천리 옥순대교 전망대에 오르면 교량과 호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옥순봉은 촘촘한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제천 수산면 옥순대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 풍경.
제천 수산면 옥순대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 풍경.
천천히 노를 저으며 옥순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천천히 노를 저으며 옥순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청풍호 카약은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청풍호 카약은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다리 건너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으로 이동한다. 카약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벗 삼아 노를 저으며 물살을 가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봤던 옥순대교를 통과해 옥순봉까지 가까이 갈 수 있다. 옥순봉은 비가 갠 후 죽순이 힘차게 돋아난 모양을 비유한 이름이다. 육중한 바위 덩어리가 차곡차곡 포개져 커다란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단원 김홍도가 단양 일대의 비경을 그려 정조 임금에게 바친 ‘병진년화첩’에 ‘옥순봉도’가 포함되었으니,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카누ㆍ카약 체험 비용은 1시간 코스 어른 1만3,000원.

◇호수 6경 악어봉 대신 ‘인생라면’ (오후 5시30분~7시)

충주 살미면 악어봉은 호수로 흘러내린 산자락이 마치 악어 떼가 물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듯한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 정식 탐방로가 없어 아쉽다. 대신할 곳으로 인근 도로변에 ‘게으른 악어’ 카페가 있다. 잔잔한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 카페에선 ‘인생라면’ 맛보기 체험을 권한다. 라면을 구입하면 휴대용 가스버너, 1.8ℓ짜리 생수, 냄비를 제공한다. 캠핑을 온 것처럼 설렌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언제나 진리다. 호수를 바라보며 즐기는 라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라면 4,500원, 김치 2,500원.

‘게으른 악어’ 카페에서 라면을 구입하면 즉석에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가스버너와 생수, 냄비를 제공한다.
‘게으른 악어’ 카페에서 라면을 구입하면 즉석에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가스버너와 생수, 냄비를 제공한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항상 옳다. 더구나 멋진 호수 풍광까지 있다면.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항상 옳다. 더구나 멋진 호수 풍광까지 있다면.

하루 여정을 마치고 단양으로 돌아간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단양역에서 8시40분 출발하는 열차에 오르면 10시52분 청량리역에 도착한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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