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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임한솔은 왜 전두환 추적을 멈췄을까

입력
2020.04.29 15:00
수정
2020.04.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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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y]정의당 탈당→민생당 입당→ “추적 중단” 선언

임한솔 정의사회구현센터 소장이 지난달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의혹에 대해 밝히고 있다. 임한솔 소장 유튜브 캡처
임한솔 정의사회구현센터 소장이 지난달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의혹에 대해 밝히고 있다. 임한솔 소장 유튜브 캡처

“반성과 사죄를 이끌어내야 ‘추격전’을 멈출 것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과 12ㆍ12 쿠데타 가담자들과 호화 오찬을 갖는 모습을 연달아 공개해 전씨에 대한 공분을 불러일으킨 임한솔 정의사회구현센터 소장이 갑자기 ‘전두환 추격’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전씨가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추격을 계속하겠다는 그였는데, 어쩌다 추격을 멈추게 된 걸까요?

임 소장은 28일 페이스북에 “전두환 추격팀 이제 해산한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27일 사자명예훼손혐의 재판에 출석한 전씨를 향해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쓴소리를 한 지 불과 하루 만입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추격 중단을 결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1월 17일 정의당을 탈당한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임 소장은 29일 한국일보에 “함께 일해온 추적팀 동료들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왔고,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걸 서로 확인했다”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정의당을 떠난 이후 사실상 전씨 추격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전씨에 대한 제보는 계속됐지만, 의원 신분이 아니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전두환 추격’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정의당을 떠났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구의원이었을 당시 “기초의원이 접근할 수 있는 자료나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어서 한계를 많이 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임한솔 정의사회구현센터 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는 모습을 포착해 공개했다. JTBC 유튜브 캡처
임한솔 정의사회구현센터 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는 모습을 포착해 공개했다. JTBC 유튜브 캡처

그는 “전씨가 서대문구 주민이다 보니 세금 등 여러 가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그나마 있었는데, (지금은) 기초의원 시절보다 할 수 있는 게 더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최근 4·15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 자리를 그만두고 비례대표 출마를 해보려 했지만 일부 정의당 인사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뜻을 접었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민생당이 전두환 추격자로서의 그의 노력을 높이 사 1호 영입 인재로 ‘스카우트’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공천을 받지 못했는데요. 현실적으로 국회에 들어가 전두환 추적을 힘차게 해보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시사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그 동안 (추적팀을) 사비로 운영해왔는데,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 식당 서빙으로 생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아내에게 면목도 없다”며 “저와 함께 일하며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동료들에게 너무나 고맙고 또 미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료들에게 국회에 들어가면 보좌진으로 채용할 테니 같이 더 많은 성과를 만들어보자고 했는데 약속을 못 지켰다”며 “나의 부족함과 무능함 때문”이라고 미안함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이 훌륭한 청년들에게 박수를 부탁드린다.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전두환 추격은 결코 불가능했다”며 “그대들의 앞날에 더 큰 발전과 건승을 기원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잠시 내려놓았지만, 전씨 추격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라고 합니다. 임 소장은 기자에게 “한번 시작한 사람으로서 끝을 봐야 하니 경제적 문제가 해소되면 당연히 추적팀을 계속 꾸려나가고 싶다”며 “전씨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걸 폭로했을 뿐 5ㆍ18 발포 명령 관여나 차명 재산에 대한 걸 공개한 게 아니지 않냐. 제대로 더 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는 탈당 당시에도 “추격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그에 맞는 권한을 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죠. 당장은 어렵더라도 머지않아 임 소장이 다시금 전씨 추격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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