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라면 2012년 1월 이후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3월까지 다소 선방했던 수출은 4월 들어 생산 차질, 유가 급락 등과 함께 글로벌 수요 위축 영향이 본격 작용하면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김 차관은 “4월 수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는 반면 수입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작아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가 35억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라며 “글로벌 여건 등을 고려할 경우 당분간 수출 어려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4월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세계경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국의 이동제한 등 봉쇄조치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신흥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금융시장 불안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신흥국 경제불안이 글로벌 경제의 추가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차관은 단기적인 무역수지 적자가 나타나더라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징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방역이 성공을 거둬 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낸 덕분에, 수입이 수출보다 더 적게 줄어든 결과”라며 “다른 국가와 달리 제조업 생산ㆍ투자 활동이 비교적 정상 진행되고 있어 일시적 무역수지 악화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0일 동안 우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일평균 16.8% 감소한 수치다. 내수도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확인된 서비스업과 소비 중심의 충격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에는 지난달 기준 서비스업 생산이 통계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차관은 “내수의 경우 2개월 연속 큰 폭 감소하며 이번 위기가 서비스업 중심 위기라는 것이 지표로 확인됐다”며 “다만 3월 중하순 이후 국내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축소되면서 관광ㆍ여행 관련 지표를 제외한 이동지표나 음식점ㆍ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소비 감소폭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