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초대형 항공기 A380 기종의 운항이 끊기며 운항 자격 상실 위기에 처한 조종사들을 위해 정부가 ‘투트랙’으로 지원에 나선다.
29일 정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태국 항공청 등에 아시아나항공 대형 항공기 ‘A380’ 조종사들이 태국 방콕에 있는 항공훈련센터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태국의 훈련센터에서 A380 조종사들의 훈련을 해 왔으나 태국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며 덩달아 해당 기종 조종사의 훈련도 중단됐다. 현재 태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선 여객기의 태국 공항 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베트남을 들렀다가 태국으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승무원 조건으로 조종사 일부를 태운 뒤 이들이 태국에 입국해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의 동선을 제약하고 숙소도 승무원 전용 호텔에 묵도록 해 일반인과 동선이 안 겹치도록 하겠다고 태국 현지에 요청한 상태이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국제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고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초대형 기종인 A380 항공기의 투입이 중단됨에 따라 해당 기종 조종사의 운항 자격 유지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90일 이내 해당 기종의 이착륙 3회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조종사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때문에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 노동조합연맹은 지난 14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조종사 자격 유지 조건의 한시적 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초 A380 교관과 심사관 등 일부 조종사를 상대로 국내에서 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운항하는 방식으로 이착륙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3개월간 모의비행장치로 훈련할 경우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국내에 A380 시뮬레이터는 대한항공만 1대 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소속 조종사들도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가 이 장치를 이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조종사들이 자격 유지를 못 해서 나중에 비행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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