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北 정보 있다면 스파이, 언행에 신중하길”
태영호 “자유 토론 가능해야… 이게 정치인가”
국정원 고위간부 출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미래통합당의 태구민(태영호) 당선자를 향해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 하라”고 훈수를 뒀다. 김 의원과 태 당선자는 최근 이른바 ‘스파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늘 20대 이후 대부분의 생을 안보라인에서 보냈던 제가 20대 이후 대한민국을 증오하고 험담하는데 대부분의 생을 보냈을 분한테 한 소리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주영(駐英) 북한 공사 출신으로 2016년 한국으로 망명, 4ㆍ15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태 당선자를 겨냥한 발언이다.
두 사람의 ‘스파이’ 설전은 태 당선자가 최근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두고 “북한의 반응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 의원은 이에 “그 분(태 당선자)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으면 스파이”라고 저격한 바 있다. 태 당선자는 즉각 “김정은 신변문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것이 왜 정치적으로 공격의 빌미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런 것이 정치인가’라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날 거듭 “제가 태 당선자를 믿지 않는 것은 정치 때문이 아니라 근거도 없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언행 때문”이라며 “정부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김정은 신변에 관한 의미 있는 정보가 만약 있다면 연락 달라”고 했다. 또 “어떻게 획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생을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제 발언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 드리겠다. 스파이 여부와 상관없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나서 국정원과 통일부, 군ㆍ경의 북한정보파트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도 했다. 태 당선자 한 명보다 못한 능력을 가진 조직은 가치가 없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선출직에 진출하려면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태 당선자는 자신의 전 생애 대해서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태 당선자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 보다 궁금한 것이 많다”고 글을 맺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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